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은 10일 “그동안 정책 이슈 등 이론 공부를 주로 했다면 이제 현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제 적극적으로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치권을 향한 정 전 총장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이제 사람들을 만나봐야 뭘 좀 알 수 있지 않겠느냐”며 “그동안 내가 여러 이유로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해온 게 사실인데 이제 덜 피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만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반론을 말한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런 언급은 정 전 총장 스스로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촉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치권의 끈질긴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일정 거리를 유지해왔던 태도를 바꾼 것이기 때문. 정 전 총장이 정치 참여 선언을 앞두고 워밍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정 전 총장이 이달 중 정치 참여를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통합신당모임 소속의 한 의원은 “범여권 통합 움직임이 속도를 낼 경우 정 전 총장도 마냥 망설일 수 없을 것”이라며 “정 전 총장은 4ㆍ25 재보선을 전후해 결단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 전 총장은 이에 대해 “그건 아니다. 현재로선 그런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 전 총장과 가까운 민주당 김종인 의원도 “이달 중 결단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전 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사실상 정치 참여쪽으로 방향을 잡고 시기만 저울질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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