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국ㆍ공립 초ㆍ중ㆍ고교 교장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금까지는 보통 교직경력 28년은 돼야 교장 임용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규정이 사라진다.
경력은 짧아도 학교경영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교사가 교장이 되거나, 프로골퍼가 골프고 교장을 맡는 시대가 닥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교가 전문성 없는 무자격 교장이 판칠게 뻔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9월1일부터 전국 63개 초ㆍ중ㆍ고교에서 교장공모제를 시범 실시키로 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새로운 리더십에 의한 학교혁신과 지역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교장공모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내년에도 53곳의 학교를 추가해 교장공모제를 시범 운영한 뒤 이르면 2009년부터 모든 학교에 적용할 계획이다. 단, 사립학교는 학교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교장공모제는 내부형, 개방형, 초빙교장형 등 3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내부형은 교장자격증 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교직경력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 또는 사립학교 교원이 응모할 수 있다.
개방형은 특성화 중ㆍ고, 전문계고(실업계고), 예ㆍ체능계고 교장직을 대상으로 하며 교원이 아니어도 해당 학교 교육과정에 관련된 기관이나 단체에서 3년 이상 경력만 있으면 일반인도 응모 가능하다. 초빙교장형은 교장자격증 소지자만 대상이다.
공모교장 선정 절차는 명쾌하다. 지원자 공고 후 학교 또는 해당지역 교육청이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서류(1차)와 심층면접(2차)을 통해 3명을 거르며, 학교운영위원회가 3차 심사를 거쳐 2명을 교육감에게 추천한다. 교육감은 이 중 1명을 최종 선정해 교육부에 임용 추천하는 절차를 밟는다.
공모교장 임기는 4년이며, 재직기간 중 해당 학교 교원의 30% 범위 내에서 교사를 초빙할 수 있다. 유능한 교사를 외부에서 영입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 셈이다.
교장공모제 도입에 대해 교총은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등 반발했다. 교총은 “교장공모제는 교직전문성과 학교경영 전문성을 말살하고 교단 혼란을 부추기는 교육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교장공모제와 함께 9월부터 수석교사제를 시범 실시키로 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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