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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5단체, 노동정책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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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5단체, 노동정책 맹비난

입력
2007.04.0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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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가 참여정부의 최근 노동정책을 맹비난한 데에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

우선 비정규직 관련 법 등의 시행으로 노무비용이 급증하고 인사관리가 힘들어져 기업이 엄청난 부담에 시달릴 것이라는 재계의 우려를 보다 극적으로 정부 측에 전달하기 위함이다.

또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표를 의식해 친노동자적인 정책을 펴지 못하도록 작심하고 ‘방어적 선제공격’에 나섰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노동부는 “이미 숱한 논의를 거쳐 입법예고 중이거나 예정인 사안들을 왜 이제 와서 비난하는 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보호법에 대한 재계의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더 이상 정부 정책이 ‘친노동’ 쪽으로 흐르는 걸 막기 위해 긴급 회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차별금지’와 ‘연령별 차별금지’ ‘성별 차별금지’ 등 이른바 노동 관련, ‘3불 정책’을 비롯한 노동정책에 대한 재계와 정부의 입장을 짚어 본다.

비정규직 실태조사 및 차별개선위원 구성

정부는 최근 ‘비정규직실태조사위원회’를 설치키로 노동계와 합의했다. 7월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사업장의 비정규직 사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경영계는 “이 위원회는 기업의 경영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기업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무리하게 강요할 게 명백하다”며 반발한다.

정부는 비정규직 실태 조사를 통해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비정규직 남용 현황을 파악해야 비정규직법이 올바르게 시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보호법안

정부는 지난해 캐디 등 특수형태근로 종사자에 대한 경제법적 보호 대책 발표에 이어 이 달 중 ‘지위 및 보호에 관한 법안’을 입법예고,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의 적용을 받게 할 계획이다.

경영계는 “이들 종사자는 자영업자인데 왜 노동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냐”고 반문한다. 정부는 “특수형태근로 종사자는 근로자처럼 일하면서도 법적으로 자영업자로 분류돼 비정규직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고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해 노동 2권 내지는 3권을 보장할 방침이다.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안

지난 달 입법예고 된 이 법안은 모집ㆍ채용 등 고용의 모든 단계에 걸쳐 연령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영계는 “근속기간과 나이를 중시하는 연공서열형 인사ㆍ임금 관리체계를 기반으로 한 국내 기업의 현실을 외면한 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조가 연공서열형 관리체계를 바꾸는 데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연령차별금지만 강요하면 기업은 인건비 부담과 인사적체에 시달릴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부는 고용에서의 연령차별금지는 세계적 추세이며,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자의 고용촉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직장과 가정생활의 양립 지원을 위한 법안

이 법안의 내용은 출산한 여성의 배우자에게 3일 무급 휴가 부여, 육아휴직 분할 사용 가능, 육아기근로시간단축제 등이다. 경영계는 “이미 대다수 기업이 단체협약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1~3일간의 배우자 출산 휴가를 주고 있다”며 “ 배우자 출산휴가가 저출산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기업 부담만 가중된다”고 주장한다.

또 기업의 자율적 인력운용을 막아 오히려 여성 고용의 기회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사내 하도급 규제

정부는 도급계약과 불법파견을 판단하기 위해 ‘불법파견 관련 사내하도급 점검지침’을 마련했다. 현재 파견 근로자를 쓸 수 있는 26개 업종 이외의 기업들이 임금을 줄이기 위해 도급 계약을 위장, 불법으로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재계는 도급은 민법, 파견은 파견법에서 그 개념과 범위를 한정하고 있는데 도급 문제를 파견법 위반으로 처벌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그러나 파견법은 사업장에서 행해지는 ‘도급을 위장한 불법파견’을 단속하기 위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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