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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日잡지 ‘모던일본-조선’ 완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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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日잡지 ‘모던일본-조선’ 완역 출간

입력
2007.04.0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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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일상사를 폭 넓게 소개한 일제 말의 대중잡지가 완역돼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한일비교문화연구센터 윤소영(한세대 연구교수) 소장 등 4명의 연구자들이 번역, 출판한 <일본잡지 모던일본과 조선 1939> 이 그것.

연구자들은 1930년부터 1942년까지 발행됐던 일본의 대중문화잡지 <모던일본> 의 1939년 특별판 <모던일본-조선> 을 광고문안 하나까지 각주를 달아가며 옮겼다.

이 잡지는 일제의 만주침략이 노골화하던 1930년대 말 그 배후 기지였던 조선에 대한 관심도 고조돼가던 당시의 분위기를 반영해 문학, 사회, 산업, 정치, 언어, 민속, 생활문화, 의학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 일종의 ‘조선 입문서’로 당시 30만부라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잡지의 구성은 다양하다. 일본의 대표적 대중 작가 하마모토 히로시(濱本浩)의 감상적인 조선여행기인 <여수> , 조선의 산업을 지역별로 개관한 아베류타(阿部留太)의 <조선 경제계의 전망> 등 일본 지식인들의 글은 물론 김기림의 시 <나비와 바다> ,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등 당대의 내로라 하는 조선 작가들의 문학 작품이 실려있다.

식민지를 여성으로 대상화하는 제국주의적 시선도 엿보인다. 당시 조선을 대표하는 명기들인 안명옥 차성실 최명주 등을 모아놓고 일본인 유명 인사들의 행각을 이야기하는 ‘평양기생 좌담회’를 싣고 화보의 상당부분을 기생 여배우 무용가들로 채웠다.

지원병을 자원한 혈서 사진,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고 죽었다는 조선인 학도병에 관한 에세이 등은 황국신민화와 내선일체가 진행되던 전시체제하의 시대적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눈 여겨 볼 것은 이 잡지에 실린 광고들이다. 결핵 성병 소화제 등 약광고를 보면 건강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을 파악할 수 있고, 레코드 라디오 화구 등의 광고를 통해서는 대중사회로 변모한 식민지 조선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

윤 소장은 “근대시기의 문화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 잡지는 일제 말 조선의 일상 풍경과 식민지에 대한 일본인의 시선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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