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가 다 잘 나가는 것만은 아니다. 수입차 시장이 워낙 빠르게 커지다 보니, 신차출시행사와 판촉행사들이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일부 모델은 단 한대도 안 팔리지 않을 만큼 철저히 소비자들로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 아우디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GM코리아 등 수입차 업체들은 올해 들어서만 20여종의 신차들을 선보였으며, 연말까지 50여종을 추가로 더 들여올 예정이다.
물론 베스트셀러 모델들도 적지 않지만, 일부 차종은 떠들썩한 출시행사가 끝나자 마자 소리도 없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한국 시장과 소비자들의 수요와 트렌드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출시된 수입차 중에는 단 1대의 매출도 올리지 못한 모델도 적지 않다.
아우디코리아의 RS4 4.2(1억4,450만원)의 경우 작년 말 출시 이래 2월말까지 판매실적이 제로다. A6 3.0콰트로(8,400만원)와 A8 4.2 콰트로 NWB(1억3,680만원)도 1월에는 각각 2대가 팔렸지만, 2월에는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BMW코리아의 650컨버터블(1억7,120만원), Z4 3.0(8,100만원), Z4 3.0 쿠페(7,290만원) 도 판매가 부진하다. 650 컨버터블은 올들어 2월 까지 단 한대도 팔리지 않았고, 지난해 말 가수 비를 모델로 수억원대 신차 발표회를 가진 Z4 2개 모델은 2월에 각각 1대의 판매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올 초 출시한 신형 닷지 '캘리버'(2,690만원)도 1월엔 72대나 팔렸지만 2월에는 5대로 급감했다.
GM코리아는 사정이 가장 나쁘다. 내놓는 신차 마다 판매실적이 부진하다. 지난해 말 출시한 캐딜락 BLS(4,180만원)는 1월에 5대, 2월에는 그나마 단 한대도 팔리지 않았다. 사브 9-3 Arc 5D(5,350만원)와 TID는 올들어 2월까지 실적이 전혀 없다.
푸조의 공식판매원인 한불모터스의 407 SW 2.0(4,000만원)의 판매실적도 2월에 1대,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의 C200(5,740만원, E200(5,990만원)은 단 한대도 팔리지 않았다.
이 같은 판매부진은 수입차 업체들이 한국시장과 소비자들의 특성과 판매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신차만 쏟아내고 있기 때문. 일부에선 성능ㆍ품질 개선없이 디자인만 바꾼 채 높은 가격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현혹시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수입차 신차 경쟁은 과열된 측면이 있다"며 "수입차 시장이 일정궤도로 오르게 되면 이런 과당경쟁도 꺾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