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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보상금 대거 풀려… 시중 돈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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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보상금 대거 풀려… 시중 돈 넘친다

입력
2007.04.0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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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토지보상금이 대거 풀리면서 2월 시중유동성 증가율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중유동성은 통화 당국의 각종 억제책에도 불구, 지난해 9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동성이 늘어나면 그만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많아지기 때문에 고강도 세금정책으로 잠잠해진 부동산 투기 열풍이 언제든 다시 재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낮은 경제성장률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지난해 8월 인상 이후 7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해 온 한국은행이 12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계속 동결하는 소극적 통화정책을 고수할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중 광의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2월말 현재 국채와 회사채 등이 포함된 전체 유동성 규모를 나타내는 광의유동성 잔액은 1,857조1,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8조1,000억원(1%) 증가했다.

증가폭도 전년 동월 대비 11.3%나 급증해 2003년 2월의 12.9% 이후 가장 높았다. 유동성 증가율은 2005년 10월 이후 5차례에 걸친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10%대로 올라섰고, 11월 한은이 지급준비율을 16년 만에 인상하면서 돈줄 죄기에 나섰지만 갈수록 증가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올해 들어서는 주택담보대출 억제 등으로 은행 대출이 감소하며 1월 광의유동성 총액이 2005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1,000억원 가량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이 잠시 쉬는 사이 정부와 공기업 등이 유동성을 늘리며 한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월 유동성 급증의 주요인은 한국토지공사나 대한주택공사 등이 토지보상 등을 위해 각각 수조원대의 회사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반기 경제 성장 침체를 완화하려는 정부가 재정 조기 집행에 나서면서 정부와 공기업이 발행한 국채 및 회사채가 한달 사이 7조6,000억원(2.5%)이 늘어나 전달 증가액 2조5,000억원(0.8%)을 3배 이상 초과했다.

이에 따라 2월말 현재 회사채는 70조7,000억원을 기록, 올들어 5조원 이상 증가했고 기업어음도 15조4,000억원으로 두달 새 3조원 이상이 늘었다.

반면 금융기관이 공급한 유동성(Lf)은 지난달 10조5,000억원이 늘어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0% 증가했지만 전달(10.5%)에 비해서는 성장률이 둔화했다. 총통화를 의미하는 M2증가율은 11.1%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2월에 유동성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토지보상을 위해 공기업들이 회사채를 많이 발행한 데다 전달 부가세 납부 등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던 예금취급기관의 결제성 상품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광의유동성이란

한 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 유동성의 크기를 측정하는 지표로, 한국은행은 2006년 6월부터 새로 공표하고 있다.

L은 현금에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합한 협의통화(M1), 여기에 금융기관의 예금 및 각종 금융상품과 금융채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 또 과거 'M3'로 불리던 금융기관 유동성(Lf)를 모두 포괄하며 여기에 국채, 지방채, 회사채 규모 등을 더한 개념이다.

광의유동성이 필요 이상 늘어나면 물가를 자극하고 투기 위험도 높아진다. 반면 유동성이 너무 적으면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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