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명한 사실주의 화가 쉬베이훙(徐悲鴻ㆍ1894~1953)의 유화 한 점이 7일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7,200만 홍콩달러(약 86억원)에 낙찰돼 중국은 물론 아시아의 그림 중에서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쉬베이훙이 1939년 싱가포르에서 그린 작품 ‘채찍을 내려라’는 작가의 작품 중 유일하게 항일(抗日) 의식을 담은 그림으로, 일본에 저항하는 거리 놀이를 표현했다.
이번 경매가는 작년 11월 크리스티 인터내셔널 경매에서 5,400만 홍콩달러(약 64억원)에 팔린 쉬베이훙의 1924년 작품 ‘노예와 사자’의 경매가를 능가한다. ‘채찍을 내려라’는 쉬베이훙이 베이징(北京)에서 사망한 1년 뒤인 1954년 이래 그림의 행방이 공개된 적이 없었다
상하이(上海) 미술품 거래업자이며 다른 구매자를 위해 이 그림에 입찰한 화위저우는 “가격은 중국 최고 미술가가 그린 중요한 작품에 대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중국 장쑤(江蘇)성에서 태어난 쉬베이훙은 힘차게 뛰는 말들을 그린 작품들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 언론들은 8일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도 명ㆍ청대 궁중 도자기와 공예품 220점이 4억5,000만 홍콩달러(540억원)에 팔렸다고 전했다. 이중에는 청대 융정(雍正) 황제 시기의 화분이 2.270만 홍콩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고가로 팔린 상당수 작품들은 파리의 중국 미술품 소장자가 판 것으로 지난 30년 간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것들이다.
이날 경매에서 중국인들은 수백만 달러짜리 미술품을 싹쓸이하며 국제미술품 시장에서 잠재적 큰 손으로 등장했음을 보여주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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