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하는 이에게 가장 큰 호재는 매입하려는 기업의 주가가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가격보다 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민 되는 시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해외증시 강세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KOSPI)가 9일 전대미답의 1,500고지까지 넘어서면서 저평가된 기업을 찾는 일이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어닝 시즌이 시작됨에 따라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호전주 위주로 투자대상을 압축해 위험관리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대우증권의 분석대상 기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섹터별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재(75%) 소재(43%) 에너지(24%) 섹터 등은 높은 이익성장세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도 “전기가스, 조선, 제약, 화학, 건설 등 연초에 비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높아진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 체결로 대미 수출 증가가 기대되는 데다 원화의 엔화 대비 강세도 향후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간 증시상승에서 소외됐던 정보기술(IT) 등 수출 관련주에 관심을 두라는 주문도 나왔다.
동양종금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1분기 실적발표는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어 증시의 상승 추세를 위협할 만한 이슈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실적발표를 앞둔 조정은 이미 악재요인이 반영돼있는 IT주에 대한 저점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도 “15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대만 반도체 현물가격지수와 10주 만에 국내 전기전자 업종을 순매수한 외국인의 움직임이 IT주 상승의 재료로 계속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 불거지고 있는 거시 변수들의 악화 조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해 4분기 수준을 밑돌고 있어 기업들의 수익성 훼손이 우려되고, 수급측면에서도 그간 신고가를 견인해온 외국인의 매수세가 점차 약해지고 있어 상승 탄력이 유지될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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