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마스터스골프대회에서 갤러리 자격으로 필 미켈슨(미국)의 플레이를 관전했던 잭 존슨(31ㆍ미국)이 미켈슨으로부터 그린재킷을 물려받는 영웅이 되어 돌아왔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역전 우승에 실패했다.
존슨은 올해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도 276.3야드로 PGA투어 선수 가운데 하위권인 157위에 불과한 단타자다. 그것도 마스터스 세 차례 출전 만에 대박을 터뜨리는 깜짝 스타가 됐다.
존슨은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45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골프대회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30만5,000달러.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섰던 존슨이 쟁쟁한 우즈와 레티프 구센, 로리 사바티니(이상 남아공)를 2타차로 따돌리고 첫 메이저 챔프에 등극한 것. 289타는 1954년과 1956년 나왔던 대회 최다타 우승 타이 기록이자 사상 세번째 오버파 우승이다.
인구 6만에 불과한 시골도시 아이오와시티에서 태어나 10세 때 골프를 시작한 존슨은 2003년 PGA 2부투어 상금왕에 올라 2004년 꿈의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그해 벨사우스클래식에서 첫 승을 올려 관심을 끌었던 존슨이 통산 2승째를 ‘명인열전’마스터스에서 거두는 파란을 연출했다.
경기 직후 지난 1월 낳은 아들을 안고 있던 아내를 껴안은 존슨은 “내가 이런 엄청난 일을 해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감격했다.
통산 12차례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면서 역전우승이 한번도 없었던 우즈는 이번에도 메이저 역전 징크스에 시달렸다. 선두에 1타차 공동 2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우즈는 13번홀(파5)에서 이글을 낚기도 했지만 승부를 건 15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고, 16번홀(파3)에서는 2m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추격에 실패했다. 특히 우즈는 11번홀(파4) 나무 뒤에서 두번째 샷을 하다가 4번 아이언이 부러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했다.
최경주(37ㆍ나이키골프)는 이날 4타를 잃어 전날 19위에서 공동 27위(12오버파), 첫 출전한 양용은(35ㆍ테일러메이드)은 공동 30위(13오버파)에 자리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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