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몇 천원 짜리 물건을 살 때도 신용카드를 꺼내 드는 회사원 김현민(44ㆍ가명)씨는 대단한 신용카드 애호가다. 하지만 김씨가 카드를 쓰는 이유는 오로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많이 쓸수록 공제액이 커진다니 가능한 한 많이 쓰자는 전략이다. 카드사가 제공한다는 서비스나 혜택을 들어도 ‘그게 얼마나 되겠어’하며 무시했던 김씨는 최근 직장 동료의 말을 듣고 카드를 다시 보게 됐다.
동료는 신용카드로 1년 주유비를 20만원, 장보는 데 드는 돈은 30만원 가까이 아낀다고 했다. 연말에는 적립한 포인트를 이용해 아이들 선물까지 산다는 동료가 김씨로선 놀라울 따름이었다.
김씨처럼 카드 사용액은 많아도 혜택에는 무관심한 40대 전후 직장인들은 카드사들에게 고마운 존재다. 카드사가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나쁘게 말하면 김씨 같은 사람은 카드사에게 ‘봉’인 셈이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김씨도 달라질 수 있다. 카드사들이 선뜻 알려주기 주저하는 ‘카드맹 탈출’ 비법을 알아보자.
●카드도 갈아타자
흔히 대출이나 적금은 조건을 따라 자주 갈아타지만 신용카드를 갈아타는 데는 무관심한 사람이 많다.
신용카드는 은행이나 보험 등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주거래처를 옮기는 데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거의 없다. 은행은 금리 인하, 수수료 면제 등 주거래은행이 주는 각종 혜택이 많고 보험은 가입한 상품을 해지하는 순간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카드는 다른 회사 카드로 옮겨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 유효기간이 남아있더라도 카드를 바꿀 수 있고 바꾼다고 해서 이미 적립해둔 포인트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만든 지 오래된 카드라면 최근에 나온 새 카드로 바꾸는 것을 적극 고려해 보자. 카드사의 상품 선전을 보면 주요 혜택이 자세히 설명돼 있다. 서비스 내용이 너무 복잡해 고르기 어렵다면 가장 최근에 나온 회사별 대표카드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상품일수록 대개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생활방식에 맞는 카드가 제일 좋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소비패턴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금명세서 몇 달치만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내가 주로 쇼핑을 하는지, 주유를 하는지, 어느 음식점을 자주 가는지 등이다. 아무리 혜택이 많아도 내 소비패턴과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어떤 카드를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주변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카드를 잘 살펴보자. 카드사마다 상품이 워낙 많고 혜택도 다양해 내가 가진 카드의 혜택도 다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나와 생활패턴이 비슷한 동료들이 주로 어느 카드로 어디에서 할인을 받고 혜택을 받는지 약간만 관심을 가진다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내가 쓰는 카드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즐겨찾기 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카드사들은 거의 매일 다양한 이벤트나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홈페이지를 적어도 1주일에 한번씩 만 방문하면 뜻밖에 쏠쏠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홈페이지 방문도 귀찮다면 카드대금 명세서 수령처를 이메일로 등록해두면 다양한 정보와 할인쿠폰 등을 보내준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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