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球都)’ 부산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지난 99년 이후 8년 만에 개막 3연전을 싹쓸이 한 롯데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8승3패로 SK(8승2패)에 이어 2위를 차지하더니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개막 3연승을 거두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며 마지막 4강에 올랐던 99년 개막 6연승 이후 처음이다.
벌써부터 구단은 축제 분위기다. 84년과 92년 롯데를 2차례 우승으로 이끈 강병철 감독은 “개인적으로 개막 3연승은 감독 생활 중 처음이다.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크게 만족했다. 롯데 서정근 홍보팀장도 “이제 시작일 뿐이지만 지는 것보다야 낫지 않느냐. 올해는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가 의욕이 대단하다”며 구단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 팬들은 더 난리가 났다. 롯데가 개막 2연승을 거둔 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서 ‘롯데 중계’는 순식간에 1위에 올랐다. 지난 8일 수원 현대-롯데전이 중계가 없자 3연승을 지켜보고 싶은 롯데 팬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색하기에 바빴던 것.
홈 경기 첫 승이자 4연승 만큼은 직접 보겠다고 나선 롯데 팬들은 일찌감치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롯데는 8일 오후 2시 현재 인터넷 예매로 4,400장, 전화 예매로 1,300장이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실시간으로 예매율이 올라가고 있는 데다 현장 판매분이 남아 있어 홈 개막전 매진(3만명)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롯데는 손민한-장원준-이상목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이 차례로 승리를 지키며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투수 왕국의 파워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당초 2선발로 거론됐다가 부산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기 위해 아껴둔 최향남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강 감독의 말처럼 타선에서도 4번 타자 이대호를 중심으로 3루수 정보명, 유격수 박기혁, 포수 강민호 등 젊은 타자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최약체로 분류됐으면서도 시작부터 돌풍을 일으키자 올시즌 1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내세운 롯데는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올해 만큼은 ‘4월의 광란’에 그치지 않고 가을에도 야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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