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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의 길 위의 이야기] 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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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의 길 위의 이야기] 뻥

입력
2007.04.0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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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문인들의 연평균 소득이 100만 원도 채 되지 않는다는 기사가 나간 적이 있다. 그 때문인지 대학에서 소설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종종 이런 질문들을 해온다.

선생님 정말이에요? 정말 소설가가 되면 한 달에 100만 원도 못 벌어요? 그때마다 나는 고민한다. 사실을 말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솔직하게 답해주면 그들이 실망할 게 뻔할 텐데, 그렇다고 순진한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할 수도 없고. 그러니, 그때마다 평소 그렇게 뻥을 잘 치던 동료 작가들이, 왜 자신의 소득에 대해서만큼은 그렇게 솔직했는지, 서운한 감정마저 들곤 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등을 떠밀려서, 어쩔 수 없이 문인이 되었다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생계를 위해, 자신의 꿈을 접고 문인이 되었다는 사람 또한 만난 적 없다. 모두 그 반대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소득 또한 각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 맞다.

그 소득이 작다, 어렵다, 제발 징징거리지 좀 말았으면 하는 바람. 그런 징징거림이 학생들을 하나둘 문학판에서 떠나게 만들고, 그것이 다시 문학의 위기로 되돌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 그러니, 제발 선후배 작가님들, 뻥 좀 쳐주세요. 소득이 너무 많아 감당이 되지 않는다고, 아주 환장할 지경이라고. 에잇,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소설가 이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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