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하는 한 골프광이 있었다.
입문 초기에는 너무 골프에 매달려 사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회사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어느 정도 골프를 알고는 사업을 골프에 몰두하듯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혀, 사업도 일으키고 골프실력도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사업을 골프처럼, 골프를 사업처럼 하라!”고 말할 정도로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게 되었다.
그가 이런 철학을 갖게 된 것은 물론 스코어를 줄여 가는 과정을 통해서 였다. 그도 여느 아마추어 골퍼와 마찬가지로 온갖 징크스에 시달렸다.
6번 아이언까지는 쉽게 사용하는데 5번부터는 잡는 것조차 겁이 났다. 30~80야드 거리를 남겨두면 어김없이 미스 샷을 연발하고, 벙커에서 두세 타를 까먹는 것은 다반사였다. 드라이버는 괜찮게 때려내지만 페어웨이 우드를 잡으면 실패 확률이 높아 거의 잡지 못했다.
어느 날 내기 골퍼에서 호되게 당한 그는 징크스에 정면 도전하기로 작정했다. 롱 아이언에 친숙해지기 위해 한동안 연습량의 3분의2를 롱 아이언에 할애했다.
한 달쯤 지나자 롱 아이언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면서 7~8번 아이언 다루듯 부담이 없어졌다. 다음엔 피칭웨지와 샌드웨지 연습에 전념, 어중간한 거리의 어프로치 샷에 친숙해질 수 있었다.
라운드가 끝난 뒤 벙커 샷 연습에 몰두, 모래에 대한 공포도 털어냈다. 이런 식으로 약점을 찾아내 하나하나 극복해나가다 보니 스코어가 눈부시게 좋아지고 골프의 묘미가 더해졌다.
불현듯 사업도 이런 식으로 하면 못할 게 없겠다는 확신이 솟았다. 골프의 징크스를 없애나가듯, 사업의 취약점을 하나하나 찾아내 공략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 둘 성과가 나타나면서 전망 없어 보이던 사업이 새로운 활력을 얻으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런 그가 어느 날 연습장에서 친구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하다, 연습장 소속 레슨프로로부터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하면서 남의 밥줄 끊어놓을 일 있느냐?”는 항의를 받았다.
불쾌해진 그는 “내가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실력으로 판가름내자”고 제안, 레슨 프로와 결전을 벌이기로 했다. 각자 비용을 부담키로 하고 레슨 프로와 대결을 벌인 결과는 그의 완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그는 “나도 다음부터는 레슨을 하지 않겠다. 자격도 없지만 남을 가르친다는 것이 정말 겁난다”고 말한 뒤 그 약속을 지켰다.
레슨 프로가 물었다. “선수도 아니면서 완벽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비결? 있지요. 징크스를 인정하지 않고 극복하는 것이지요.”
골프에세이스트 ginn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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