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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 허와 실] <3> 발길 돌리는 해외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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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 허와 실] <3> 발길 돌리는 해외기업

입력
2007.04.0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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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기 이천시 호법면 안평리. 널찍한 야산에는 모 자동차회사의 출하장만 덩그렇게 자리잡고 있다. 이천시청에서 차로 5분, 영동고속도로 덕평IC에서 10분 거리인 이곳은 전임 유승우 시장의 한(恨)이 서린 곳이다.

유 전 시장은 취임 중반부터 해외자본유치 2억 달러, 고용창출 1,500여명, 연 관광수입 2억5,000만 달러의 경제효과가 예상되는 덴마크의 세계적 테마공원 레고랜드(60만㎡) 유치에 수년간 매달렸으나 6만㎡이상 입지를 원천적으로 불허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때문에 무산된 것을 두고두고 한탄했다. 레고랜드는 결국 2002년 독일로 이전했고 현재 한해(4∼10월 영업) 180만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유 전 시장은 “만약 이곳에 레고랜드가 들어섰다면 일본, 중국 관광객 유치에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면서 “이 기업이 지방으로 가지 않고 해외를 택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2000년 양평에 2억달러를 투자해 비슷한 규모의 레저단지를 조성하려던 D사도 같은 이유로 투자를 포기했다. 경기도는 화성의 외국투자기업 O사 등 최근에도 6개사가 수도권 규제 등으로 투자여건이 불확실해 투자를 미루거나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기도 규제개선담당 박수영 계장은 “국내 투자하려는 대부분의 외국기업은 수도권이라는 큰 시장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규제 때문에 입주가 어렵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중국이나 대만, 동남아로 눈을 돌리거나 투자를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도권 규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효과도 상쇄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시장 선점, 또는 미국 우회수출을 노리는 해외투자자들이 입지조건이 양호한 수도권에 생산시설을 설치하려 해도 일부 첨단업종을 제외하고는 신ㆍ증설이 엄격히 규제돼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팀 강석구 과장은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유치실적은 중국의 10분의1이며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작은 홍콩, 싱가포르에도 5분의1, 3분의 1 수준”이라면서 “과도한 규제와 복잡한 창업절차, 경직된 노동환경 개선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연구원 주력산업연구팀장 나중규(40) 박사는 “최근 외국인 투자조건이 대폭 완화되고 있는데도 해외투자가 감소하는 것은 시장침체와 경직된 노사문화, 규제정책 등의 종합적인 결과지 수도권 규제때문 만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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