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의 표명까지 불러온 국민연금법 개정안 부결사태는 4월 임시국회에서도 논란의 한복판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법 논란의 핵심은 국민연금 보험료를 얼마나 내고(보험료율), 연금은 얼마나 받느냐(급여율) 하는 문제. 열린우리당은 ‘더 내고 덜 받는’ 안, 한나라당은 ‘그대로 내고 더 적게 받는’ 안을 지지하고 있다. 양당은 조만간 제출할 새 개정안에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할 생각이다.
우리당은 일단 민주당 통합신당모임과 이번 주 중 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우리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원칙 조율만 끝나면 의원 입법 형태로 발의해 2, 3주일 내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당 내부에서는 ‘보험료율의 경우 한나라당안(9%)과 우리당안(12.9%) 사이에서 조정하고, 급여율도 인하 시한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절충안도 얘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애초부터 우리당 개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변수는 신당모임. 2일 표결에서 무더기 기권했던 신당모임은 여전히 의견을 통일시키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신당모임 의원은 “대선 이후 국민연금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또다시 기권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애초 자신들의 안을 지지했던 민주노동당의 입장 변화 여부가 고민이다.
민노당은 “이미 통과된 기초연금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국민연금법에 관한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기초연금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새로운 안이 마련된다면 한나라당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결국 새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다고 해도 각 정파의 이해가 엇갈려 한바탕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어느쪽도 표결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 또 국민연금제도를 어떻게 고치든 12월 대선에서 감표 요인이 된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이 논의 자체를 지연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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