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은행 영업 마감시간을 현재 오후 4시30분에서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예상된다.
8일 금융노조에 따르면 최근 각 은행노조 대표자 회의를 열고 ‘대고객 영업시간 단축’을 비롯한 올해 공동 임금단체협상(공단협) 안건을 결정했다. 금융노조는 26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공단협 안건을 확정해 사용자측 대표인 은행연합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창구 영업이 마감 후 정산 등 마무리 작업 때문에 퇴근시간은 오후 8시를 넘기기 일쑤”라며 “과도한 노동강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영업시간 단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영업시간 단축은 고객의 불편과 직결되기 때문에 여론의 추이를 살펴가며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 뱅킹과 자동화기기 이용률이 창구 이용률을 앞서고 있기 때문에 단축되는 시간 동안 각종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사측과 합의할 수 있다면 반대여론도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다.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 업무처리 비중은 인터넷 뱅킹이 41.5%, 자동화기기(CDㆍATM) 24.6%, 창구 22.7%, 텔레뱅킹 11.2% 순이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금융기관 종사자들의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일반 국민의 인식을 잘 알고 있다”며 “영업시간 단축만큼 시간외 수당의 지급시간도 줄어드는 만큼 이번 안건은 실제 임금이 줄더라도 업무강도를 낮춰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행측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주요 수익원인 펀드, 방카슈랑스, 카드 판매 등 창구상담이 필수적인 업무시간을 줄이려는 은행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노조 측도 업무 단축 자체보다는 이를 비정규직 문제 등 보다 시급한 안건을 추진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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