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0일 정상회담에서 어떤 문제를 얘기하게 될지 관심이다.
당초 이번 회담에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원 총리는 한중 FTA에 상당부분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원 총리는 그동안 한중 FTA 체결에 강한 의욕을 보여 왔다. 이번 회담에 대해 정부 안팎에서는 “노 대통령과 원 총리는 현재 진행 중인 산관학 공동연구를 서둘러 마치고 한중 FTA 본협상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과 원 총리는 이와 함께 양국 해군과 공군 간 핫라인 개설, 김포공항과 상하이(上海) 훙차오(虹橋)공항 간 셔틀항공노선 개설에 합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동북공정(東北工程)문제의 경우 한국이 유감을 표명하면 중국은 “학술ㆍ역사와 정치는 구분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할 것 같다.
원 총리는 10일 한국 도착 직후 SK텔레콤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운영하고 있는 TD-SCDMA(시분할 연동코드 분할다중접속ㆍ중국이 주도하는 제3세대 이동통신 기술표준)망 테스트센터를 방문해 최태원 SK회장,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다.
이어 오후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노 대통령과 잇따라 회담을 가진 뒤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한중 교류의 해 개막식’에 참석하게 된다. 11일에는 국회에서 임채정 국회의장 등 의회 지도자를 면담한 후 경제4단체장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우리 기업의 대중국 투자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어 원 총리는 일본 순방 길에 오른다.
한편 정부는 회담결과를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 대신, 두 정상의 별도 기자회견 형태로 발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8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노 대통령이 두 차례나 상호 방문을 하면서 공동선언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공동성명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을 내자는 중국측의 거듭된 제안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중국 정부의 수반은 후 수석이어서 원 총리와 노 대통령의 공동성명은 격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원 총리 간 회담을 두 정상의 공동성명 형태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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