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고액연봉으로 유명한 싱가포르 정부가 또다시 각료 연봉을 대폭 올리려 하자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 보도했다.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최근 “장관, 고위관리, 판사들의 봉급이 민간부문의 기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며 “120만 싱가포르 달러(80만달러)인 각료 연봉을 220만 싱가포르 달러(145만달러)로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의 연봉은 200만 싱가포르 달러(132만달러)로 미국 대통령의 3배, 일본 총리의 4배에 달한다.
싱가포르 각료의 연봉은 1994년 이후 은행가, 변호사, 엔지니어, 다국적 및 제조업 경영자 등 고액 소득자 연봉 평균치의 3분의 2로 책정해왔다. 올해 인상액의 세부 사항은 9일 의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1,000달러로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많고, 국가경쟁력과 투명성도 전세계에서 각각 5번째라는 통계를 들어 공무원이 고액 연봉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일본, 중국, 대만 등은 공무원 봉급이 싱가포르보다 훨씬 적지만 번영과 안정을 누리고 있고, 특히 경쟁력 부문에서 2위, 투명성에서 1위인 핀란드는 총리 연봉이 싱가포르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며 공무원의 고액 연봉 옹호론을 반박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가뜩이나 소득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양극화를 지적하면서 각료 봉급인상에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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