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기 요람' 딜레마

부모가 키울 수 없는 아기를 익명으로 맡아주는 제도가 일본에서 처음 도입돼 논란을 빚고 있다.

구마모토(熊本)시는 6일 지역내 지케이(慈惠) 병원이 신청한 ‘아기요람’의 설치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이 지난해 12월 설치 허가를 요청한 아기요람은 부모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키울 수 없게 된 신생아 등을 일정한 장소에서 아무도 모르게 받아주는 제도이다. 여성의 중절수술과 신생아 살해 등 불행한 사태를 예방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한 제도로, 독일 등에서 운용되고 있다.

지케이병원은 이번 달에라도 병원내에 아기요람을 24시간 운영할 예정이다. 익명의 부모가 아기를 요람에 놓고 가는 순간부터 담당 요원들의 보호가 시작된다. 아이는 경우에 따라 양자로 입양되거나 육아원 등 시설로 보내진다.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반응과 “아기요람이 아기를 버리는 풍조를 조장한다”는 우려가 상충돼 뜨거운 사회적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5일 “아기를 (아기요람에) 두고 가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는 (이 제도를) 인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