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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잠실 여우' 호랑이부터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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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잠실 여우' 호랑이부터 잡다

입력
2007.04.0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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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창단 첫 최하위의 수모를 당한 LG는 시즌 종료 후 두 명의 ‘우승청부사’를 영입했다. 15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시킨 김재박(53) 감독과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대어’였던 박명환(30)이다. 김 감독은 LG로 이적하자마자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며 올 시즌 명가 부활의 선봉장이 될 것을 자신했고, 박명환도 일찌감치 ‘에이스’로 낙점 받아 마운드의 중추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명장’으로 돌아온 김 감독의 LG가 박명환의 호투를 앞세워 지난해 악몽을 딛고 짜릿한 개막전 승리를 맛봤다. 박명환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개막전에서 선발 6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1-0, 짜릿한 1점차 승리를 팀에 안겼다. 볼넷과 탈삼진은 각각 3개씩을 기록했고, 최고구속은 145㎞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15년 만에 LG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공식 경기에서 ‘승장’이 되며 시범경기에서의 최하위 부진을 씻어내고 올시즌 명가 재건을 예고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지난 2001년부터 이어 온 개막전 6연패의 사슬도 끊었다. 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친정팀에 새로 와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첫 경기를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고, 박명환은 “감독님의 복귀 첫 승에 내가 기여한 것 같아 기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된 가운데 LG가 0-0으로 맞선 4회 무사 2루에서 9번 권용관의 번트 타구를 잡은 KIA 3루수 이현곤의 포구 실책에 편승해 결승점을 뽑았다. LG 마무리 우규민은 8회 1사 만루에서 등판, 1과3분의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단속하고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KIA 선발 윤석민도 6과3분의1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결정적인 순간 타선 침묵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수원에서는 롯데가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의 위력투를 앞세워 현대를 6-0으로 이기고 시범경기에서 2위에 오른 돌풍을 이어갔다. 롯데 선발 손민한은 8이닝 동안 7피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개막전 승리를 견인했다. 탈삼진은 2개에 불과했지만 특유의 현란한 변화구로 현대 타선을 농락한 손민한은 시즌 첫 승을 챙기고 통산 3번째 다승왕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롯데는 0-0으로 맞선 5회 1사 1ㆍ3루에서 7번 정보명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롯데는 1-0으로 앞선 6회에도 안타 1개 없이 볼넷 3개와 상대 실책 1개, 희생플라이 1개를 묶어 3점을 더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트리플크라운’의 사나이 이대호는 3타수 2안타로 타선을 이끌며 지난해에 이어 활약을 예고했다.

나머지 2개 구장에서는 개막전부터 치열한 연장 공방전이 벌어지며 프로야구의 열기를 달궜다. 삼성은 두산과의 대구 공식 개막전에서 7-7 동점인 연장 10회 말 2사 만루에서 조동찬이 정성훈으로부터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82년 원년 이후 개막전에서 끝내기 밀어내기 4사구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은 연장 10회 초 등판,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행운의 첫 승을 거뒀고, 시범경기에서 5할의 맹타를 휘두르며 올시즌 부활을 예고한 주포 심정수는 2-0으로 앞선 3회 말 마수걸이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두산 4번 김동주는 9회 역전 스리런 홈런 등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대전 구장에서는 한화와 SK가 연장 12회 5-5 무승부를 기록했다. 개막전 무승부는 역대 4번째.

성환희기자 hhsung@hk.co.kr대구=오미현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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