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자원의 블랙홀인 중국이 조만간 식량마저 싹쓸이하는 상황이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이 이상 난동과 가뭄으로 식량 생산의 적신호가 켜졌다는 소식이 나오는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6일 중국이 1,100만톤의 대두를 브라질에서 수입하는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차이나 데일리는 이달 초 겨울 평균 기온이 섭씨 2도 높아 겨울 밀 경작지의 15%에 해당하는 310만ha가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은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로부터 콩 1,100만톤을 수입한 중국은 올해 더 많은 콩을 수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브라질의 대중 콩 수출량은 2005년에 비해 50%, 2004년에 비해 2배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다국적 곡물기업을 거치지 않고 직접 브라질 농민들과 직거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 브라질 내륙의 식량을 해안으로 운송하기 위한 철도 등 교통 인프라 건설에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중국의 행보는 올 1월 중국 공산당 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가 2010년 중국은 식량 소비량의 9%에 이르는 4,800만톤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한데서도 유추할 수 있다. 중국 식량생산은 2003년(5억1,230만톤)을 정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90%대인 식량자급률이 곤두박질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1996년 1억3,100만ha 였던 중국의 농경지는 10년 만에 990만ha나 감소했다. 현재 44%인 중국 도시화율이 머지않아 선진국(80%) 수준에 육박할 전망이어서 상당한 규모의 농지 전용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중국 전국토의 18%를 사막화시킨 기후변화가 농작물 작황 부진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옥수수에서 나오는 바이오 에너지인 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해 올해에만 밀 및 콩 재배면적을 3%가량 줄일 예정이다.
식량 사정 악화는 중국인들의 실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농산물가격이 4.7% 올라 소비자물가 인상률을 1.9%대로 끌어올렸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는 최근 “내가 중국 정책 결정권자라면 막대한 외화로 미국 국채를 사지 않고 원유나 밀 등 전략물자를 사겠다”며 “특히 밀은 식량위기 상황에 대비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거대한 식량창고를 지은 뒤 식량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세계식량기구(FAO)는 미국 등 식량대국에서 대체 연료 작물 재배면적과 사료용 곡물재배 면적이 급증하면서 세계식량 대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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