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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일본, 역사의 자취를 찾아 떠나는 여행 '나고야·금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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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여행 - 일본, 역사의 자취를 찾아 떠나는 여행 '나고야·금각사'

입력
2007.04.0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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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좁다란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양 옆으로는 방금 잎을 틔운 듯 앙증맞은 소나무 분재들이 정원을 이루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며 옮기던 걸음의 끝엔 제법 큰 연못이 자리를 차지한다.

이제 고개를 들고 눈앞을 가린 나뭇가지를 치워 발걸음을 더 들여놓는다. “아!” 짧은 탄성이 터져 나온다. 자신을 보며 탄성을 지르는 이방인이 부끄러운 듯 황금으로 제 몸을 감싼 누각이 그 곳에 다소곳이 자리하고 있다. ‘절대미’의 상징으로 일본인들의 가슴 깊숙이 자리한 금각사 이다.

장면 2성을 둘러싼 해자(垓字)의 깊이는 땅 위로 솟은 성벽만큼이나 깊다. 성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천수각(天守閣)은 주변 도심을 한 눈에 내려다보고 진입로와 해자는 미로처럼 펼쳐져 있다.

성은 자신이 왜 일본 전국을 쥐락펴락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난공불락의 요새였는가를 웅변한다. 막부 시대의 영광과 쇠락을 고스란히 끌어안은 채 거대한 침묵 속에 빠진 나고야 성이다.

일본 긴키(近幾)지방의 나고야와 교토를 찾는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명소를 꼽으라면 금각사(金閣寺)와 나고야(名古屋) 성이다. 일본인의 미의식과 전통, 역사의 자취를 엿볼 수 있는 오래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절대 미의 상징 금각사

1950년 7월 2일 새벽, 교토 로쿠온지(鹿苑寺)의 연못에 자리한 황금누각 금각사가 시뻘건 화염에 휩싸여 사라진다. 아름다운 황금 누각을 보기위해 절을 찾은 연인들의 모습에 질투를 느낀 수도승 하야시 쇼켄이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금각사를 불태운 것이다.

일본을 놀라게 한 이 방화사건은 이후 미시마 유키오에 의해 소설 <금각사> (1956년)로 재탄생한다. 소설은 금각사를 ‘절대미’로 여기며 살아온 이가 이를 파괴함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꿈꾼다는 내용이다.

현재의 금각사는 방화사건 뒤 1955년 재건 된 것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소설 <금각사> 로 더욱 유명해졌다. 소설의 탐미적 묘사에 감동한 이들이 그 아름다움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에도막부시대의 영광 나고야 성

깊게 파인 해자를 건너 성으로 들어가면 넓은 터의 한 복판에 처마 끝이 하늘을 향해 솟아나게 기와를 얻은 두 채의 건물이 보인다. 2층의 작은 건물은 소천수각이고 5층의 큰 건물이 대천수각이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이는 대천수각의 꼭대기에 오르면 사방으로 뚫린 창문 너머로 도시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육중한 몸체로 도시를 군림하듯 내려다보는 이 성이 나고야의 상징 나고야 성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일본 전국을 통일한 뒤 자신의 권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폐허로 남아있던 성을 1610년부터 다시 축조, 1612년에 지금의 거성으로 만들었다.

나고야 성은 자신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도요토미 일가와 그 신하들을 제거하고 다른 지역 제후들과 관계정립을 하기 위한 전진기지였다. 일본의 3대 성에 들어가는 나고야 성의 위용과 규모의 배경은 이러하다.

그러나 지금의 나고야 성에 들어서면 1867년 에도 막부시대(1603~1867년)가 끝날 때까지 도쿠가와 집안의 성으로 사용되었다는 화려한 성의 역사에 의문이 들기도 한다.

철근 콘크리트로 복원돼 다소 흉물스럽게 보이는 내부와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리는 천수각의 모양새가 그리 전통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1945년 5월 태평양 전쟁 때 폭격으로 파괴 된 것을 59년 새롭게 복원하며 그리 된 것이다. 이 또한 이곳을 찾은 이들에겐 역사의 부침을 되새기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 여행수첩

긴키지방은 일본의 주요 4개 도서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규슈(九州), 시코쿠(四國) 중 혼슈의 중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주요 도시로는 천년고도(古都) 교토와 일본 최초로 국가가 세워진 나라, 에도시대의 상징 나고야, 상업도시 오사카 등이 있다.

역사와 전통의 발자취에 관심있는 여행객이라면 나고야의 히사야 도도리 공원, 교토의 청수사, 나라의 동대사 등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인천공항에서 나고야공항까지는 2시간 거리. 호텔 음식점 등의 요금에는 서비스 요금이 가산되어 별도의 팁이 필요 없다. 시내 관광에는 지하철이 편리하고 단거리 이동에는 버스가 편하다. 여행문의 훼밀리월드투어 (02)706-9001

글.사진 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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