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은 생명의 기운이 약동하는 곳이다. 특히 만물의 성장이 빨라지는 봄부터 여름, 가을까지 숲속에서는 아름다운 생명체의 울림이 들린다. 이름 모를 새의 지저귐을 듣고, 온갖 곤충들의 신비로운 몸짓을 보면서 산책을 하는 프로그램이 4월부터 시작된다. 서울시가 숲해설가와 숲속을 걸으며 야생화, 곤충 등에 대해 배우고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숲속여행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는 일요일에만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학교에 가지 않는 놀토(매월 둘째, 넷째주 토요일)에도 운영한다. 첫째, 셋째주는 아이들이 토요일에 수업을 받기 때문에 일요일에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시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대상도 남산과 관악산 등 기존 17곳에서 19곳으로 늘렸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코스는 동대문구 배봉산과 구로구 개운산이다.
특히 배봉산은 조선 영조대왕의 아들인 사도세자의 무덤이 있던 곳으로 당시 서울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무덤을 향해 절을 했다고 전해지면서 배봉산(拜峰山)으로 붙여졌다. 이곳을 찾으면 생태연못을 비롯해 730여m에 걸쳐 조성된 야생화 단지를 볼 수 있다.
둔촌동과 경기 하남시의 경계인 일자산 코스에서는 고려말 둔촌 이집 선생이 신돈의 박해를 피해 일시 은거했던 둔굴에 들어가보고 허브공원을 둘러볼 수 있다. 수락산 코스에서는 청진기를 이용해 나무 소리를 듣고 숲속 보물찾기와 시낭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청계산 코스에서는 호박꽃의 암수를 구분하고 식물에서 얻는 염료 등 숲에서 얻는 식품과 약재 등을 배울 수 있다.
신청은 숲속여행 홈페이지(san.seoul.go.kr)를 이용하거나, 거주지 구청 공원녹지과 등으로 직접 전화해 할 수 있다. 매회 코스별로 50~60명을 선착순으로 접수하며 참가자는 15~20명씩 나눠 소그룹마다 숲해설가 1명이 배정돼 무료로 안내 받든다.
인원이 많은 학교나 단체는 해당구청에 미리 전화로 요청하면 평일에도 가능하다. 오전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며, 카메라 필기구 음료수 도시락 등을 준비해 오면 된다. 서울대공원은 입장료(1,000~3,000원)를 별도로 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전문가와 함께 2~3㎞의 숲길을 걸으면서 자연생태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손쉽게 자연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생태학습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