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언대로 범여권이 먼저 대선후보를 단일화한다면 누가 주인공이 될까. 여러 변수가 존재하지만 범여권 의원들 사이에선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정동영ㆍ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손 전 지사는 중도세력 규합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개혁과 보수안정 이미지가 공존한다는 얘기다. 열린우리당 김부겸ㆍ정봉주 의원 등은 이런 점을 들어 통합과 화합을 기치로 범여권을 묶어낼 적임자라고 평가한다. 시인 김지하씨와 소설가 황석영씨 등 정치권 바깥의 유력 인사들도 그의 후견인이다.
정 전 총장은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될 경제, 교육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 받고 있다. 참신성과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민주당 김종인 의원 뿐만 아니라 우리당 소속 충청권 의원들이 그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지지그룹을 자처하고 나섰다.
물론 손 전 지사와 정 전 총장은 각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교육 3불(不)정책을 둘러싼 범여권 주류와의 이견을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전형적인 대중 정치인인 정 전 의장은 아직도 현역의원 지지층이 가장 넓다. 우리당 내 박명광ㆍ정청래ㆍ채수찬 의원 등은 물론 통합신당모임의 김낙순 의원 등이 그를 염두에 두고 있다.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일 경우 호남권 의원들의 지지도 이끌어낼 수 있다.
김 전 의장은 우리당 우원식ㆍ이인영 의원 등 20여명이 속한 ‘민평련’이라는 결속력 강한 지지그룹을 갖고 있다. 그가 가능성을 보여줄 경우에는 임종석ㆍ우상호 의원 등 범개혁세력이 함께 할 수도 있다. 재야ㆍ시민사회의 잠재적 우군 세력도 풍부하다.
송영길ㆍ정장선 의원 등 열린우리당 재선그룹 일부와 민주당 김효석ㆍ이낙연 의원 등은 손 전 지사와 정 전 총장을 모두 선택지에 올려 놓고 있다.
정 전 의장과 김 전 의장 등 기존의 우리당 주자들이 국민 지지율을 높인다면 구심점이 될 수 있으나 만일 그들이 지지율 정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범여권의 상당수 의원들이 손 전 지사, 정 전 총장 등 ‘외부 선장’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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