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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라이프 - 드레스룸·발코니 100배 활용하기 "女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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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라이프 - 드레스룸·발코니 100배 활용하기 "女 봐라"

입력
2007.04.0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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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주제로 하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여자> 부류의 책들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메뉴가 하나 있다. 다름아닌 ‘남자의 동굴’이다.

쏟아지는 여자의 잔소리를 피해 몸을 숨기는 장소, 행위 혹은 도구를 의미한다. 귀가 후 침대에 누워 리모콘서핑을 하고, 소파에 앉아 신문을 뚫어져라 보고, 서재에 집착하는 남자들의 성향. 다름 아닌 자신만의 ‘동굴’을 소유하고픈 욕구이다.

여자라고 이와 같은 ‘동굴’이 필요치 않을까. 여자는 무뚝뚝하고 느려 터진 남자를 마음으로나마 시원하게 씹어줄 공간에 대한 소유욕이 없을까. 육아와 직장생활로 진이 다 빠져버린 삶을 어루만져주고 자신을 다듬을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그녀들을 기다린다.

패션을 완성하는 그녀만의 공간, 드레스룸

호텔에서 근무하는 직장 맘 이연우(34) 과장은 요즘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겼다. 지난달 입주한 주상복합아파트에 자신만을 위한 드레스룸이 있어서다.

“(전에는) 아침마다 장롱 속에 구겨넣은 옷들을 별생각 없이 꺼내입고 다녔었다”는 이씨는 “드레스룸이 생기니까 그날그날 기분에 맞춰 코디해 입는 것도 즐겁고 주위에서 ‘패션 감각이 좋아졌다’는 칭찬도 꽤 듣는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잠들기 전 남편의 간섭 없이 이 옷 저 옷 입어보며 내일을 상상하는 여유가 꿀맛이란다.

대형 평형 아파트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드레스룸(dress room)이 최근 분양하는 중형 아파트들에도 빠짐없이 서비스되고 있는 추세다. 패션을 완성하고 내일의 전략을 구상하는 ‘은밀한 공간’으로서 드레스룸이 여성의 구미에 딱 맞기 때문이다.

드레스룸은 보통 1.5평 정도의 크기로 부부침실과 욕실 사이에 만들어지는 개방형 옷방을 뜻한다. 정장에서부터 단품, 소품에 이르는 모든 종류의 의상을 차곡차곡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폐쇄형인 기존 옷장에는 내부 깊숙이 옷들을 집어넣으면 필요할 때 바로 찾기 어려워 바쁜 일상 속에서 쉽게 코디를 해 입기가 힘든 불편함이 있다.

벽산건설 박기정 씨는 “드레스룸은 꼭 옷을 갈아입는 곳은 물론 수납이나 가계부를 정리하는 간단한 사무공간 등 주부가 원하는 형태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며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는 거의 100% 들어 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발코니는 피트니스, 쪽방은 비디오룸으로

특별히 공간을 내기 어려울 때 발코니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스트레스를 맘껏 풀 수 있는 요가와 명상을 위한 자리 정도는 생각보다 쉽게 만들어진다.

가족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거실과 좁은 침실을 빠져 나와 발코니에 요가 매트를 깔아보자. 두 팔을 뻗을 공간만 나온다면 비좁지 않다.

인테리어 자재 브랜드 ‘지인’의 디자이너 송현희씨는 “발코니 벽을 베이지나 초록 등 자연색으로 꾸미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근육을 이완시키기가 쉽다”며 “주부 자신을 위한 투자인 만큼 바닥은 황토 도예타일이나 비접착 마루 등 친환경 소재로 개조하는 것도 권할 만 하다”고 말했다. 발코니를 확장하고 창호와 바닥재를 새로 하는데는 평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280만~400만원 정도가 든다.

갑갑한 마음을 정리하는 도구로 비디오와 오디오 만한 게 또 없다.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를 맘 놓고 즐기기 위한 일명 AV룸은 사실 공간이 좁을수록 좋기 때문에 부엌에 딸린 쪽방 정도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꾸밀 수 있다.

AV룸은 3평 이내가 적당하다. 이렇게 작은 공간이 오히려 벽을 통해 울리는 음향 효과가 더 좋아서다. 안락한 1인용 소파와 영상 및 엠프시설(200만~250만원)을 갖추고 창에 어두운 커튼을 두른 후 밝지 않은 톤으로 벽을 꾸미면 훌륭한 AV룸이 완성된다.

LG화학 한상조씨는 “방음과 습도조절을 위해 AV룸을 꾸밀 때는 바닥 전체에 카펫을 까는 게 좋고 층간 소음을 줄여주는 PVC바닥재를 깔아 두는 것을 권장한다” 며 “AV기기들은 대체로 습도에 민감해 가습기, 화분 등은 방에 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선을 절약해주는 런드리룸

마치 꼬여있는 전선을 깔끔하게 한 묶음으로 정리해주듯 가사에 필요한 동선(動線)을 한 곳으로 갈무리 해주는 것도 여자만의 공간을 마련하는 데 중요하다. 최근 소개된 런드리(laundryㆍ세탁)룸이 대표적이다.

런드리룸은 세탁과 관련한 모든 도구를 한 곳으로 몰아 넣은 장소로 이해하면 된다. 런드리룸에는 세탁기와 건조기(빨래를 말리는 과정을 생략하기 위해 런드리룸에 필요), 다림질 도구가 들어간다.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는 상하로 설치할 수 있어서 그다지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아 기존의 다용도실에도 충분히 런드리룸을 만들 수 있다.

기존 아파트의 경우 주로 보일러를 놓아두는 다용도실에서 세탁을 하고, 베란다에서 이를말리기 때문에 세탁한 옷을 모두 옮겨 하나씩 건조대에 거는 불편한 작업이 이어졌다.

이렇게 말린 세탁물을 다시 거실로 가져와 다림질을 해야 하는 과정이 주부 입장에선 귀찮기 짝이 없다. 런드리룸은 이 작업을 원스톱으로 끝내게 해주는 셈이다.

런드리룸의 핵심은 건조기다. 보통 드럼세탁기에 포함된 건조기능은 비싼 전기료는 물론 건조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흠이었다. 하지만 시판되는 전용 건조기(10㎏기준 140만원 정도)는 연료를 가스로 하기 때문에 이용료가 대폭 줄어든다. 세탁 후 줄줄이 빨래를 널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해결된다.

LG전자 이상규씨는 “주상복합아파트 등 주거형태가 서구화하면서 여성들의 복합세탁공간에 대한 욕구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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