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임금 협상을 회사측에 모두 위임하겠습니다."(박상규 동국제강 노조위원장)
"감사합니다. 이 13년생 소나무가 100살이 되고 200살이 될 때까지 회사를 더욱 발전시켜 여러분의 뜻에 보답하겠습니다."(김영철 사장)
식목일인 5일 인천 송현동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에선 노사가 함께 뜻 깊은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노조에서 이날 임금 협상을 회사측에 위임키로 한 뒤 노사가 함께 '상생의 나무'를 심은 것. 동국제강 노사는 1994년 항구적 무파업 선언 이후 13년 연속 임금협상을 무교섭으로 진행하게 됐다. 이를 상징하기 위해 소나무 나이도 13년생으로 골랐다.
노사가 이처럼 상생의 문화를 뿌리 내리게 된 것은 90년대초 극심한 노사 분규를 겪었던 아픔이 큰 밑거름이 됐다. 노사 갈등이 몇 년간 되풀이되면서 회사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실적악화로 회사가 임금을 올려주고 싶어도 올려줄 수 없게 됐다.
직원들 사이에 파업 무용론이 확산된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도 경영 정보를 공개하고 꾸준한 대화를 통해서 노조원들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동국제강 노조는 94년 산업계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했고, 이후 노사간 무교섭 임금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에게 최고의 경쟁력은 역시 노사 화합"이라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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