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야, 반갑다!’ 겨우내 움츠렸던 프로야구가 6일 기지개를 펴고 서울(LG-KIA), 수원(현대-롯데), 대전(한화-SK), 대구(삼성-두산)에서 화려하게 개막한다. 전력평준화가 이뤄져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올 프로야구는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순위다툼으로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내가 잘해야 우리 팀이 우승한다.’
지난해 투수 3관왕 류현진(한화)과 타격 3관왕 이대호(롯데)의 어깨는 무겁다. 어느덧 한국야구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이들의 활약이 없으면 소속팀의 우승도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상에 발목이 잡힌 김동주(두산)와 심정수(삼성)도 이런 사실을 잘 알기에 올해는 꼭 부활의 홈런포를 날리겠다는 각오다. 8개 구단의 성적을 좌우할 간판스타를 살펴본다.
한화 류현진과 SK 김광현의 괴물투
지난해 신인왕과 최우수선수를 독차지한 류현진(20)은 한화의 희망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신한 김인식 감독은 “류현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송진우의 몫까지 2배로 뛰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류현진의 특급활약이 없다면 김 감독의 우승 선언은 공약(空約)이 될 수 있다.
SK는 ‘제2의 류현진’으로 불리는 ‘괴물루키’ 김광현(19)에게 큰 기대를 건다. 김광현은 지난 4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현진이 형은 단순해서 머리만 쓰면 누구나 칠 수 있다”며 류현진을 자극했다. “류현진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 신ㆍ구 괴물투수의 대결은 올시즌 최고의 흥행카드로 떠올랐다.
두산 김동주와 삼성 심정수의 홈런포
지난해 어깨와 무릎 수술로 허송세월한 김동주(31)와 심정수(32)는 대구 개막전에서 홈런 대결을 펼친다. 두산은 투수진은 탄탄하지만 세대교체를 이룬 타선이,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삼성은 노쇠한 타선이 걱정이다. 삼성과 두산은 이들의 홈런포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동주와 심정수가 홈런을 펑펑 터트리면 소속팀의 성적은 물론 야구팬의 관심도 덩달아 올라가게 된다.
이들은 시범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올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심정수는 비록 규정 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5할(26타수 1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고, 김동주도 홈런 2방을 쏘아 올리는 화끈한 타격쇼를 펼쳤다.
KIA 한기주와 LG 봉중근의 젊은 피
호랑이 군단은 지난 99년 임창용이 삼성으로 떠난 뒤 항상 마운드의 뒷문이 불안했다. 통산 10회 우승에 도전하는 KIA는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10억원)의 주인공 한기주에게 뜨거운 감자와 같은 마무리를 맡긴다. 지난해 10승(11패)으로 절반의 성공에 그쳤던 한기주가 뒷문을 잘 지켜야 KIA의 ‘V 10’도 가능하다.
김재박 감독을 영입하며 ‘명가재건’을 선언한 LG는 빅리그 출신 봉중근(27)에게 큰 기대를 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최대어 박명환을 낚았지만 봉중근의 활약이 없다면 마운드가 불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 이대호와 현대 장원삼
지난해 홈런왕 이대호(25)는 동갑내기 라이벌 김태균(한화)을 따돌리고 홈런왕 타이틀을 지킨다는 각오다. “이제는 우승반지를 끼고 싶다”는 이대호는 김태균과 선의의 홈런왕 경쟁을 벌여 한국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현대의 토종 에이스 장원삼(24)은 누구보다도 어깨가 무겁다. 구단 형편이 어려운데다 프로 2년차에게 맡겨진 2선발이라는 짐이 생각보다 무겁다. 롯데에 유독 강한 장원삼은 7일 수원에서 벌어질 롯데와의 시즌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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