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4일 퇴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대학은 공부만, 학문만이 전부가 아니다. 때로는 역사의 광장 한복판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생각은 깊게 하고 행동은 과감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자부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대선 출마 선언만 남겨놓고 있는 정 전 총장이 이날 사실상 대선 도전 의지를 피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물론 그는 “대통령 자격이 있는지, 당선 가능성은 있는지, 되면 일은 잘 할 수 있는지 고민 중”이라며 “긍정적인 판단 결과가 나오면 몸과 마음을 역사에 바치겠지만 현재는 (출마 여부를)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전남대에서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과제’라는 제목의 특강을 통해 경제 문제 해법, 정치권 비판, 교육 및 사회 양극화 대책,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
그는 강연 첫머리에 “광주는 민주주의의 모태, 개혁의 산실, 평화와 통일의 요람”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개척한 남북화해와 협력의 여정은 대한민국의 희망이고 한반도의 미래”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대북정책에 대해 “국민의 정부가 물꼬를 튼 대북 포용정책과 개성공단은 대단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치권은) 어느 이익집단 못지않게 자신만의 주장과 이익을 위해 싸움하는 데만 골몰해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나는 일관성 있는 중도”였다며 “진보와 보수 간의 필요 없는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사회를 통합해 실용적인 방법으로 나라를 발전시켜야 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정 전 총장은 이어 부산대 한림대 경상대 등을 찾아 특강 정치를 계속할 계획이다. 또 그의 출신지인 충청권의 범여권 의원들도 정 전 총장을 지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 향후 정치적 결단이 주목된다.
광주=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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