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실상 백지화됐던 ‘강남 모노레일’ 사업이 2016년 서울시 경전철 건설계획(4개 노선)의 노선 후보군(群)에 포함돼 향후 사업추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이 3일 발표한 3기 도시철도 건설을 위한 ‘10개년(2007~2016)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대한 연구용역에 따르면 동남권역에 ‘강남 모노레일’ 사업이 경전철 노선 검토대상에 들어있다.
전임 권문용 강남구청장이 2000년부터 추진했던 강남 모노레일 사업은 2,000억원 상당의 사업비를 투입해 학여울역~영동대로~신사역(6.7㎞) 구간에 모노레일을 건설하는 것. 2004년 말레이시아 엠트랜스사, 경남기업과 합작으로 28억7,500만원의 자본금까지 끌어들여 강남모노레일㈜를 설립했지만, 인근 3개 아파트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지난해 10월 “모노레일 건설 사업은 경제성도 없고 노선도 적절치 않아 없던 일로 하기로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백지화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모노레일 사업이 중단된 이후 관련부서는 물론, 주민대책위 등도 해체됐고, 이후 어떠한 검토도 하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 경전철 건설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어떤 형태로든 재검토의 필요성은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남구의 한 아파트 주민 최모(45)씨도 “아파트 가까이 4층 높이의 기둥이 올라가고 그 위로 모노레일이 달리게 되면 소음과 분진 등 주민들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어 사업이 백지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경전철 연구용역을 진행했던 시정연 손기민(연구책임자) 박사는 “용역결과는 강남 모노레일 등 그 동안 제기돼 왔던 모든 노선을 후보에 포함시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고홍석 교통계획과장도 “주민 공청회와 전문가 토론회 등 향후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가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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