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선수 구성으로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로 불리는 수원 삼성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졌다.
수원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컵 2007 3라운드 A조 홈경기에서 광주 상무에게 시즌 첫 승을 내주며 1-2로 져 시즌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특히 올시즌 단 1승도 없는 광주에게 진 것은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달 21일 ‘라이벌’ 서울에게 1-4 역전패, 지난 1일 ‘챔피언결정전 리턴 매치’에서 성남에게 1-3으로 완패한 것 이상의 충격이다. 일부 주전 선수들이 부상 중이고 김남일, 백지훈 등 주전 몇몇이 결장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수원은 광주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오프시즌 동안 안정환, 에두, 나드손, 배기종 등을 영입해 약점을 보완한 수원과 달리 광주는 주전들의 전역으로 인한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원은 하태균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안정환과 나드손을 좌우에 배치한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초반부터 손발이 제대로 들어맞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19분 이동식에게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허용했다.
차범근 감독은 하프타임에 안정환과 나드손 대신 에두와 이현진을 투입해 반전을 꾀했지만 후반 4분 남궁도에게 한 골을 더 내주며 벼랑 끝으로 한 발짝 더 내몰렸다.
반격에 나선 수원은 후반 13분 하태균이 만회골을 터트린 뒤 4분 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쇄도하던 에두가 페널티킥을 유도해내며 반전의 기회를 잡는 듯 했지만 키커로 나선 에두의 슛이 박동석 골키퍼에 막혔다.
수원은 후반 21분 서동현까지 투입하며 마지막 안간힘을 썼지만 페널티킥 실축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리지 못하며 주저앉았다. 차범근 감독은 “곽희주, 이싸빅, 이정수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더해 심리적으로 위축된 선수들의 실책이 이어지면서 많은 골을 내주고 있다”면서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으로 인한 부진을 감독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다.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귀네슈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경남을 1-0으로 꺾고 연승 행진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FC서울 김병지는 통산 150경기 무실점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천수가 시즌 첫 골을 터트린 울산은 인천을 3-1로 눌렀고, 전북 역시 포항을 3-1로 이겼다. 대구는 루이지뉴(2골)의 활약에 힘입어 제주를 2-1로 꺾고 2승(1패)째를 챙기며 B조 선두로 뛰어올랐고 부산은 대전을 1-0으로 이겼다.
수원=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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