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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프로가 ‘음악의 텃밭’으로

입력
2007.04.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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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음악은 음악이 아니다. 오락이거나 교양이다. 최근 음악프로그램들이 ‘오락’과 ‘교양’으로 양극화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음악 대신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려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뮤지션들이 교양프로에서 진지하게 음악을 들려준다.

방송3사 주력 음악프로인 SBS <인기가요> , KBS <뮤직뱅크> , MBC <음악중심> 이 볼거리를 강조하는 ‘쇼’로 바뀐지는 오래. 한시간 남짓한 동안 한 무대에서 20여팀의 가수들이 팀당 3, 4분 노래하는 구성 자체가 음악보다는 가수들의 얼굴을 많이 보여주는데 적합하다. 당연히 인기 스타이거나, 발라드와 댄스 등 인기장르의 가수들 위주다.

오히려 ‘교양’ 프로가 뮤지션의 음악을 충실하게 소개한다. KBS<낭독의 발견> 에는 이승환 노브레인 송창식 등 라이브에 강한 뮤지션들이 출연해 낭독과 노래를 함께 했고, EBS <스페이스 공감> 에는 크라잉 넛, 신해철, 장필순 등 기존 음악프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뮤지션들이 매주 한 두 팀씩 출연해 자신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들려준다.

<낭독의 발견> 은 뮤지션들이 음악과 인생 이야기를 하는 일종의 토크쇼 역할도 함께 한다.

주요 음악프로들이 엔터테이너형 가수에게 더욱 유리해지고, 공연 중심의 뮤지션들이 아예 교양프로에서 음악을 선보이는 것은 음악프로의 전반적인 쇠퇴와 관계가 있다.

서울음반의 김홍기 홍보팀장은 “고정팬 위주로 활동하는 공연 중심의 뮤지션들이 시청자층이 한정된 최근 음악프로에 얼굴 한번 비추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과거처럼 폭 넓은 대중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 처럼 다양한 장르와 비주류 뮤지션까지 포용할 수 있는 음악프로들은 MBC <김동률의 포유> 가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폐지되는 등 점점 축소되고 있다. 3분 동안 ‘얼굴’을 보여주거나, 소수에게만 제대로 된 음악을 들려줄 것을 선택해야 하는 요즘, 이러다 뮤지션들의 노래가 클래식 음악처럼 소수만이 찾아 듣는 ‘교양’으로 남을까 걱정이다.

강명석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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