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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약속' 8일 만에… 이재득씨 각막 기증하고 세상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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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약속' 8일 만에… 이재득씨 각막 기증하고 세상 떠나

입력
2007.04.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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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막기증 서약 8일 만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50대 남성이 마지막 가는 길에 약속대로 세상에 빛을 전했다.

서울 은평구 한 교회에서 집사였던 이재득(55)씨는 지난달 25일 부인 조희정(53)씨와 함께 사후각막기증 및 뇌사장기기증을 서약했다. 교회에서 장기기증예배를 드리던 중이었다. "나중에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을 때 세상에 의미있는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름다운 약속'의 순간은 너무나 빨리 찾아왔다. 이씨는 2일 오전 9시께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고 인근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다. 혼수상태의 이씨는 심폐소생술 등을 받았지만 오후 8시께 결국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부인 조씨는 "남편이 곧 세상을 뜰 것이라는 병원 진단을 받자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며 "그이와의 각막기증 약속을 지킬 때라는 생각이 들어 장기기증운동본부에 연락했다"고 말했다.

4일 이씨의 각막은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수술을 통해 2명의 환자에게 무사히 이식됐다. 조씨는 "남편의 각막을 통해 다른 누군가가 세상을 볼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슬픔을 달랬다.

군 복무 중 비보를 듣고 휴가나온 아들 경중(25)씨도 4일 부모의 뜻을 이어받아 각막 및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 딸 경현(12)양은 나이가 아직 어려 훗날 성인이 되면 등록할 뜻을 밝혔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는 "실제로 각막 이식이 이뤄지는 경우는 현재 드문 편"이라며 "이씨 사례가 각막기증 활성화의 귀한 씨앗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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