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는 거의 해마다 미술품 위조 문제로 골머리를 썩는다.
2년 전의 ‘이중섭ㆍ박수근 위작 시비’가 대표적이다. 고 이중섭 화백의 차남 태성(57)씨가 2005년 3월 부친의 작품 ‘물고기와 아이’ 등 8점을 경매에 내놓으면서 불거진 이 사건은 아직도 정리되지 않았다.
검찰은 5개월여의 수사 끝에 감정대상 58점(이중섭 39점, 박수근 19점)이 모두 위작이라는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총 2,740점을 압수했다. 당시 감정을 받지 않은 2,682점에 대해 재감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검찰은 “작품 수가 워낙 많아 앞으로도 수개월은 지나야 위작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경매업체가 내건 변시지 화백의 ‘제주풍경’이 위작이라고 변 화백이 직접 문제를 제기했고, 9월엔 김환기 화백의 1964년작 ‘겨울산’이 한 화랑 대표에 의해 위작 시비에 휘말렸다.
그렇다면 시중에 유통되는 미술품 중 위작은 얼마나 될까.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1982~2001년 미술품 2,525점에 대해 감정을 실시한 결과 29.5%가 가짜로 판명됐다. 위작 비율이 높은 작가는 이중섭(75%), 박수근(36.6%), 김환기(23.5%) 등이었다.
미술품 감정전문가인 최명윤 명지대 교수(문화재보존관리학과)는 “위작을 뿌리뽑으려면 과학적 감정 시스템이 자리잡아야 하는데 국내에는 노하우나 전문가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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