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 두목을 DVD 타이틀로 공개수배 합니다.’
올해 3월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화제작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디파티드’였다. 감독ㆍ작품ㆍ각색ㆍ편집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이 작품은 홍콩의 유위강 감독이 만든 느와르 영화 ‘무간도’가 원작이다.
형사가 돼서 경찰에 숨어 든 범죄조직원과 일부러 감옥살이까지 하고 범죄조직에 침투한 형사의 피 말리는 첩보전을 다룬 작품이다. 줄거리는 원작과 똑같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잭 니콜슨 등 일류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최근 워너브라더스코리아에서 국내 출시한 ‘디파티드’ DVD 타이틀에는 재미있는 부록이 들어있다. 실제 범죄조직 두목을 공개 수배하는 내용의 ‘Stranger Than Fiction’이다. 이 코너는 영화 속 악당 두목을 연기한 잭 니콜슨의 실제 모델인 제임스 와이티 벌저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다.
와이티 벌저는 1990년대 미국 보스턴을 주름잡은 유명한 폭력조직 두목. 그는 영화처럼 미 연방수사국(FBI) 수사관을 매수해 수사 정보를 미리 입수했고, 자신이 직접 FBI 첩자노릇을 하면서 부하들을 FBI에 넘기는 이중적인 삶을 살았다. 결국 모든 게 드러나 관련자들이 체포됐으나 그는 도주했다. 현재까지 잡히지 않아 FBI에서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DVD타이틀 부록은 경찰, 기자, 옥살이까지 한 와이티 벌저의 부하, 보스턴 시민들의 증언영상과 언론보도, 몰래 촬영한 동영상 등을 통해 와이티 벌저를 고발하고 있다. 물론 100만 달러의 현상금이 붙은 수배전단도 소개된다. 이제 DVD타이틀이 현상범의 검거 수단으로까지 쓰이고 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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