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박상천 전 의원이 대표에 선출된 것은 한화갑, 장상 전 대표 등 주류측 당 운영과 여권통합 구상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결과다. 특히 여권통합 시 입지에 불안을 느끼는 원외 인사들의 지지가 민주당 주도의 통합을 역설하는 박 대표에게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동교동계가 사실상 장 전 대표 지원했음에도 박 대표가 선출돼 민주당의 모태인 평민당 창당(1987년) 이후 20년 만에 비주류가 당권을 잡았다는 사실도 이번 전당대회의 또 다른 포인트다.
박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강력한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하면서 여권 내 몸값과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범 여권 통합 논의가 상당 기간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가 내부 주도권 경쟁을 격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열린우리당과는 당 대 당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는 2003년 민주당 분당 때 ‘민주당 정통모임’을 이끌며 우리당 창당 주역들과 대치했다.
박 대표는 우리당 탈당그룹, 국민중심당, 시민사회 진영 인사들로 중도정당을 만든 뒤 우리당과는 대선후보 단일화를 모색하거나, 중도개혁세력이 모여 신당추진기구를 만들고 민주당이 이들과 통합을 이룬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통합보다 단일 후보 선출에 먼저 노력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언급과 맥이 닿아 있고, 후자는 새천년 민주당 창당 방식과 비슷하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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