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자동차의 부활을 꿈꾸며 계속 지분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미련을 털고 현금을 취할 것인가.’
103년 전통의 미국 포드 자동차의 의결권 40%를 쥐고 있는 ‘자동차왕’ 헨리 포드의 후손들이 쇠잔해가는 ‘왕국’의 운명 앞에서 고민에 빠졌다.
2일 미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이들은 회사의 경영 부진으로 보유 지분가치가 최근 5년 반 만에 반토막이 난데다, 미래 역시 불투명하자 지분 매각을 타진하는 등 전례 없이 동요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있는 헨리 포드의 후손들은 모두 46명. 대부분 창업자의 증손자, 혹은 고손자 뻘인 4~5대손들로 플로리다와 롱아일랜드 등 미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4대손 중 일가를 대표해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포드차 회장을 사임한 뒤 현 집행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빌 포드(사진)와 포드차 및 포드크레딧 임원을 역임한 에드셀 포드 등 2명으로, 이들은 지금도 포드차 12인 이사회 멤버로 남아있다.
이 둘을 포함해 46명의 포드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약 5억5,600만달러 어치. 포드자동차 전체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미미한 규모지만, 이들의 지분은 공개주식의 10배 정도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클래스B 주식이라 실제로는 전체 의결권의 40%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2001년 10월 빌 포드가 CEO에 취임할 당시 약 11억4,000만달러였던 포드 일가 보유 지분의 시가는 최근 5억5,600만달러로 급감했다. 여기에 연간 총 2,800만달러에 달했던 일가의 주주 배당금마저 2005년을 끝으로 지급이 중단되자 의결권 지분 자체가 그야말로 허울로 전락했다.
문제는 포드 일가의 지분 매각은 포드차 주식에 결정적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점. 이 때문에 포드사측은 “클래스B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의 이해는 보통주 보유자들과 마찬가지로 포드차의 경영호전”이라며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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