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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男 무뚝뚝女… 근데 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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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男 무뚝뚝女… 근데 끌리네!

입력
2007.04.0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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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모른다. 타인의 단점이나 약점을 면전에서 그대로 지적한다. 틈만 나면 화내고 소리지른다. 이런 남녀가 사랑 받을 수 있을까. 적어도 드라마에서는 가능하다. 소위 ‘까칠한 남자’와 ‘무뚝뚝한 여자’기 드라마 속 새로운 인기 캐릭터로 부상하고 있다.

인기리에 종영한 SBS <외과의사 봉달희> 의 안중근(이범수)를 비롯해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의 이민용(최민용), MBC <고맙습니다> 의 민기서(장혁)등이 까칠한 남자로, MBC <환상의 커플> 의 안나조(한예슬), MBC <히트> 의 차수정(고현정), SBS <마녀유희> 의 마유희(한가인)는 무뚝뚝한 여성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수염이나 야윈 얼굴 피부처럼 ‘까칠한’ 남자들은 거칠고 직설적인 언행이 특징. 안중근은 팬들에게 ‘버럭 중근’이라는 별명까지 얻었고, 민기서는 의사인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사람들을 화를 내며 내쫓는다. 무뚝뚝한 여자들은 연애도 서투르다. 차수정은 일에만 열중해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에 신경 쓰지 못하고, 마유희는 남자 마음을 몰라 퇴짜맞기 일쑤다. 과거의 상냥한 ‘왕자님’이나 밝고 싹싹해 모두에게 사랑 받던 ‘캔디’와는 정반대인 셈.

그러나 이런 남녀 캐릭터는 그들에게 감춰진 또 다른 매력 때문에 사랑 받는다. 민기서는 곤경에 빠진 사람은 어떻게든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고, 고등학교 교사 이민용은 자신의 조카에게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엄격하다. 또 마유희는 사람들의 정당한 지적에는 수긍하고, 안나조는 아이가 그린 그림마저 냉정하게 단점을 지적하지만, 대신 장점도 정확하게 말해줘 아이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만든다.

사교성은 없지만 대신 모든 사람에게 진심인 이런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캐릭터의 매력을 더 강하게 부각시킨다. 애교라곤 없지만 알고 보면 능력 좋고 솔직한 안나조는 지난해 최고의 인기 캐릭터가 되기도 했다. 또 안중근은 봉달희(이요원)에게 사랑을 고백한 뒤에는 그녀에게 만큼은 서투르지만 부드럽게 대했고, <마녀유희> 의 차무룡(재희)과 <히트> 의 김재윤(하정우)은 무뚝뚝하고 일에만 빠져있는 여주인공을 조금씩 변화시키면서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 굳이 억지 악역이나 작위적 사건이 없어도, 까칠하거나 무뚝뚝한 캐릭터가 조금씩 변해가면서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짜릿한 로맨스가 될 수 있다.

TV 칼럼니스트 정석희씨는 “요즘 젊은 남녀들은 꾸며진 모습보다는 까칠하고 무뚝뚝하더라도 솔직한 모습을 좋아한다. 또 작위적인 사건이나 악역에 의해 스토리가 진행되는 드라마 역시 식상해 한다. 남녀 캐릭터의 변화는 이런 사회상과 드라마 구성의 내적인 변화가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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