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프로배구에서 뛴 박기원 감독(56)이 LIG 신임 사령탑에 올랐다.
“최선을 다해서 LIG의 명예를 꼭 되찾겠습니다. 우승할 자신이 없다면 감독직을 맡지도 않았을 겁니다. 계약기간 3년 안에 꼭 우승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박기원 LIG 신임 감독은 3일 “목표는 우승이다”고 강조했다. ‘LIG의 객관적인 전력이 상대팀에 뒤지는데 자신이 있냐’고 물었더니 “겁나지 않습니다. 우승을 시키는 게 감독이 할 일이잖아요”라고 되물었다. 4년간 맡았던 이란 대표팀 감독직을 ‘이제는 지쳤다’며 지난해 말 고사한 박기원 감독. 그는 조국에서 뛸 수 있다는 생각에 27년 간의 이탈리아 생활을 접었다.
부산 출신으로 성지공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박 감독은 1970년대 한국 대표팀의 센터로 활약했다. 78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인 그는 80년 이탈리아 팔코라나에 입단해 한국인 최초의 이탈리아 프로배구 선수가 됐다. 82년에는 피네토에서 감독 겸 선수로 활약해 한국인 첫 이탈리아 리그 감독이 됐다.
LIG는 지난달 23일 신영철 감독을 경질하면서 박 감독을 비롯해 진준택 전 고려증권 감독, 이인 현대자동차써비스(현 현대캐피탈) 전 감독 등을 감독후보로 놓고 고민했다. 배구 이론에 해박한 박 감독은 선진배구를 직접 경험한데다 프로배구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LIG 지휘봉을 잡았다.
“수비와 조직력이 좋은 한국배구에 이탈리아의 섬세한 배구를 접목하고 싶습니다”라고 목표를 밝힌 박기원 감독은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면서도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LIG의 장단점을 꼼꼼히 분석해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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