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G와 현대ㆍ기아차그룹 등 10대 그룹의 이익 감소가 상장사 전체의 실적 부진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들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매출 외형이 커진 반면 유가상승과 원화절상 등 대외여건 악화로 수익성은 2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또 상장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1,000원 어치 물건을 팔아 66원의 이익(전년 78원)을 내는데 그쳐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12월 결산 598개 상장사 가운데 비교 가능한 54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6 사업연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67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8조9,000억원으로 7.8% 줄었다.
특히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327조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20조2,497억원으로 12.0% 감소했다. 전체 제조업체의 당기순이익 감소분 중 66%를 10대 그룹이 차지했다. 실제로 10대 그룹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의 당기순이익 감소율은 이보다 낮은 7.4%였다.
10대 그룹은 명암이 엇갈렸다. LG그룹은 지난해 매출액 47조3,593억원으로 전년 대비 6.68%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1,737억원으로 무려 91.08% 감소했다.
LG필립스LCD가 패널 출하 감소와 판매단가 하락으로 지난해 7,693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데다, LG전자의 순이익도 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으로 69.73% 감소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도 환율 하락과 파업 등 안팎의 악재 속에 현대차(-35.03%)와 기아차(-94.22%)의 이익이 대폭 감소하면서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42.35% 줄어든 2조8,875억원에 그쳤다. 두산그룹과 SK그룹의 순이익도 각각 19.97%, 14.43% 감소하며 상장사 이익 악화에 일조했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당기순이익이 9,491억원으로 전년보다 204.59%나 늘었다.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현대중공업(288.87%)과 현대미포조선(84.17%)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GS그룹도 GS건설의 실적 호전으로 순이익이 37.91% 증가했고, 한진그룹도 순이익이 21.66% 늘었다.
삼성그룹 역시 삼성전자(3.74%)의 이익이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이어간 데다, 삼성SDI(-62.22%)와 삼성정밀(-36.05%) 등의 부진을 삼성전기(흑자전환)와 삼성물산(130.18%) 등이 방어하며 순이익이 전년 대비 7.35% 증가했다. 롯데와 한화그룹의 순이익도 각각 16.28%, 9.04% 증가하며 대외 영업환경 악화에 맞서 선방했다.
올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상장사는 LG카드로 44.06%에 달했다. 1,000원 어치를 팔아 441원을 번 셈으로 LG카드는 지난해 매출액이 2조7,034억원, 영업이익은 1조1,912억원을 기록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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