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들이 보유 외환을 운용하면서 기존의 '안전투자 제일주의'에서 벗어나 갈수록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런던 소재 중앙은행 문제 전문기관인 센트럴뱅킹 퍼블리케이션은 최근 '국가 부의 관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의 외환관리 매니저들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상품인 국채 등을 선호하던데서 벗어나 최근 증권은 물론 파생상품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중앙은행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외부 전문가에게 자금 운용을 맡기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70년대 '오일 쇼크'를 계기로 외화가 넘치기 시작한 중동 산유국들에 의해 '국부 관리'라는 개념이 생겼다"며 "세계 중앙은행들이 보유 외환 5조 달러 가운데 1조5,000억 달러 정도가 중앙은행 혹은 정부산하 투자기관들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외환 보유액이 적정선을 넘어서면서 중앙은행 자금 관리가 그간의 통상적인 포트폴리오로 이뤄지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외부에 자금 운용을 맡기는 등 중앙은행이 갈수록 기관투자가와 비슷한 존재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 중앙은행은 최근 모기지담보증권에도 소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또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자산의 75%를 국가석유펀드에 넣어 관리하고 있으며, 펀드의 46% 가량이 외부 영입 매니저의 통제를 받고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중앙은행 운용 기금이 3,000억 달러이며, 지난해말 현재 이 가운데 22% 가량이 55명의 외부 펀드매니저들의 관리를 받았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입을 빌어 "새로운 추세에 맞춰 자금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일종의 투자 '벤치마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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