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억류된 15명의 영국왕립해군 병사 전원이 이란 영해의 불법 침입을 인정했다고 이란 국영 알 알람 TV가 2일 보도했다. 앞서 억류된 일부 해군의 영해 침범 시인 장면을 비디오로 녹화해 방송했던 알 알람 TV는 이에 따라 나머지 병사의 비디오는 방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알 알람 TV는 이날 “15명의 억류 해군이 소지하고 있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포함한 모든 증거와 병사 전원의 시인은 그들이 이란 영해에 허가 없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들의 최근 화면을 공개했다. 그러나 음성은 방송되지 않아 영해 침범 시인과 관련된 화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조작된 방송이 영국 정부의 입장을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표면적 단호함에도 불구하고 자국 해군 병사를 보호하기 위해 이란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하며 협상을 추구하는 유화적인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란 국영 라디오는 이날 “영국의 협상 자세에 적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며 “이 때문에 나머지 병사들의 비디오를 방송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란 고위 관리의 말을 보도했다. 이란 언론이 발언 주체와 적극적인 변화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아 신빙성은 떨어지지만, 텔레그래프는 1일 “영국 정부가 앞으로 영국군이 이란의 허락 없이 고의로 이란 영해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해줌으로써 이란의 체면을 살려주는 타협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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