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부부' 적극 권장… 육아시설 신축
의약품을 만드는 생명공학회사인 ㈜셀트리온에는 5월 결혼을 앞둔 커플까지 합쳐 4쌍의 사내 부부가 있다. 회사는 결혼비용을 지원하는 등 사내 커플을 적극 권장한다. 젊은 층의 이직을 막아 회사의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다.
이혁재(33), 장지미(30)씨 부부는 이 회사에서 사랑을 키워 2005년 10월 결혼했다. 남편 이씨는 “회사 도움으로 그리스 신혼여행을 공짜로 다녀 왔다”며 활짝 웃었다. 사내 부부를 장려한 회사가 이들의 여행 경비 총 550만원을 지원한 것이다.
이씨 부부는 자녀가 없다. 집에서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 2세 계획을 망설였다. 그러나 최근 자녀 2명을 낳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 완공될 제2공장에 어린이집과 수유실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이씨는 “가정과 직장생활을 동시에 잘 할 수 있게 다양한 지원을 해 주는 회사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2002년에 설립된 셀트리온은 짧은 역사지만 남녀고용평등 분야에서는 웬만한 중견기업 뺨친다. 생명공학 같은 첨단 산업에서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정밀함이 기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회사의 방침 덕분이다. 이를 위해 채용, 승진, 업무 배치, 임금 등에서 남녀 차별 없는 철저한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한다.
셀트리온은 전체 직원 229명 중 87명(38%)이 여성 근로자다. 2002년 창립 첫 해 단 한명의 여성도 없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4차에 걸친 심층 면접을 통해 뽑는 신입사원 중 여성 비율도 2003년 28.6%에서 2004년 36.8%, 2005년 40.3%, 2006년 47.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여성 근로자의 양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남녀차별이 없다. 지난해 말 현재 남성 대비 여성 근로자의 평균 임금 수준은 대리 98%, 사원 99%다.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전체 직원 53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23명이 여성이다.
셀트리온은 경영진과 직원들의 대화의 문도 넓혔다. 고충을 상담할 수 있는 별도 메일 계정과 건의함을 설치, 근로자가 애로 사항을 터놓고 말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어린이날과 송년회 등 행사에 가족을 초청해 회사와 가정을 하나로 묶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육아 시설 신축과 차별 없는 인사 정책을 통해 여성 근로자의 장기 근속을 유도해 현재 10%에 불과한 여성 관리자(과장급 이상) 비율을 5년 내에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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