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2일 “경기도 이천에 구리공정을 쓰지 않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상수원 규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것이 실현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선 이천공장에 비(非)구리공정 도입을 고려하는 것”이라며 “이번 주 중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환경정책을 존중하면서도 투자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메모리반도체 제조공정 가운데 비구리 공정(전체 공정의 75%)과 구리공정(나머지 25%)를 분리해 대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이어 주주은행들의 지분매각과 관련, “하이닉스가 하이테크 기업인 만큼 외국으로의 매각은 여러 법령상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의 수익 구조가 D램, 낸드플래시 등 단순한 측면이 있다”며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비메모리 부문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사장은 “2010년까지 4개 생산라인이 증설되면 오히려 직원이 8,000명이 순증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하청지회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그 분들의 딱한 처지는 공감하지만 우리와 직접적인 고용 관계가 없어 우리가 그분들을 고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관료 생활을 오래 하다 기업 CEO가 된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김인식 감독이 ‘야구는 사람이 한다’고 했다. 정부나 기업도 사람이 움직이는 만큼 논공행상, 신상필벌 원칙을 세우고 학연 지연 등 연고를 확실히 타파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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