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ㆍ영화계는 한미 FTA의 타결로, 우리나라 방송 콘텐츠 생산 기반과 유통 질서가 통째로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박원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은 “걸음마 단계인 한국방송채널사업자(PP)들이 미국의 거대 미디어기업에 맞설 수 있겠냐”며 “외국인 간접투자를 100%까지 허용한 것은 통상논리에 따라 미디어시장을 도매금으로 넘겨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경쟁력을 잃어버린 PP들이 자체 콘텐츠 생산보다는 미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유지에만 급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찬 한국외대 언론학부 교수는 “자동차, 쇠고기처럼 당장의 손익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미디어시장 개방의 심각성이 있다”며 “미디어산업 예속화의 결과는 서서히 방송 주권 상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진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팀장도 “방송시장 개방은 없다던 정부의 약속이 거짓임이 드러났다”며 “노무현 정권이 FTA 체결을 위해 문화주권마저 내팽개쳐 버렸다”고 주장했다.
스크린쿼터를 더 늘리지 않겠다고 미국측에 약속한 것에 대한 영화계의 위기감도 상당하다. 심재명 MK픽처스 대표는 “할리우드의 자본공세를 막아낼 모든 보호막이 사라졌다”며 “쇠고기 조금 싸게 사는 대가로 소중한 문화 자산을 포기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