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으나 청와대는 의외로 차분했다. 청와대의 반응은 협상팀의 노고를 격려하고 타결에 따른 후속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짤막한 논평이 전부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3월 30일 중동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바로 협상대표팀을 불러 마지막 지침을 내리고, 관련 직원들이 전원 비상 대기하는 등 타결 전의 긴박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청와대가 이처럼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은 타결 후 국내 반대여론이 거세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한 택시운전사가 분신자살을 기도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타결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국회비준은 물론, 향후 국내산업에 미칠 영향을 감안한 후속대책 마련 등을 차질 없이 준비해 한미 FTA 체결을 그야말로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2일 오전 김종훈 수석대표 등으로부터 협상결과를 보고 받은 뒤 오후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담화에는 과거 우리 경제의 도약이 개방과 함께 이뤄졌다는 설명과 한미 FTA 타결이 새로운 기회가 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약속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미 FTA 체결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에 대한 자제 호소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이어 3일께 장ㆍ차관, 국정과제위원,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워크숍을 갖는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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