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우주인이 우주 마라톤에 도전한다.
지구 상공 338km에서 궤도비행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여성 승무원 수니타 윌리엄스(41)가 러닝 머신을 이용해 오는 16일 열리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고 BBC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윌리엄스는 지난 해 휴스턴 마라톤을 3시간29분57초에 완주, 보스턴 마라톤 참가 자격을 얻은 열렬한 아마추어 마라토너. 그러나 지난 해 12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편으로 ISS에 도착해 오는 7월에야 귀환할 예정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윌리엄스는 보스턴 마라톤을 주최하는 보스턴육상연맹(BAA)에 "예선 통과라는 엄청난 영광을 그냥 놓쳐버리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고 예외적인 방식으로 대회 참가를 인정받게 됐다.
BAA는 3년 전부터 참가 자격을 얻고도 실제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라크 파견 군인 등 마라톤 애호가들을 위해 트로피와 물병, 결승선 테이프 등을 기념품으로 보내주긴 했지만 우주인의 경기 참여를 허용하기는 처음이다.
잭 플레밍 BAA 대변인은 "보스턴 마라톤은 마라토너들이 꿈꾸는 최고의 순간"이라며 "윌리엄스가 우주에서 42.195㎞ 달리기를 하기로 한 것은 지구에서 달리는 수많은 마라토너들에게 진정한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은 윌리엄스가 러닝 머신에서 달리는 충격으로부터 우주정거장을 보호하기 위해 '진동 격리 시스템'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 장치는 윌리엄스의 엉덩이와 어깨에 추가 부담을 주고 발의 감각을 마비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윌리엄스가 마라톤을 완주하는 동안 ISS는 지구를 두 바퀴 정도 선회하게 되며, 윌리엄스의 자매인 디나 판디아, NASA의 동료 비행사 카렌 니버그는 지구에서 보스턴 마라톤에 참석한다.
박희정기자 h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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