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분야 협상 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이 정도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미 FTA가 국내 농업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협상 결과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혼재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쌀을 지키고 쇠고기, 돼지고기 각 15년, 10년 장기 관세 철폐 등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방어를 잘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실질적으로 얻어간 부분은 뼈 있는 쇠고기에 대한 5월 이후 구두약속 밖에 없다”며 “오히려 미국이 이런 협상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민승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생각만큼 잘 됐다”며 “이 정도면 농민들이 납득할 만한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홍준근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여전히 피해가 가장 큰 분야가 농업”이라며 “생각했던 것보다 다행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관세 5년 철폐 운운 하던 얘기들이 국내용 제스처였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농업 분야의 경우 협상보다 앞으로의 일이 더 문제라고 조언했다. 민 수석연구원은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농업에 130조원 이상 투입한 현실을 보면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농민만 뭐라 할 게 아니라, 정부가 정말 돈을 잘못 쓴 것은 아닌지 반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홍 사무총장은 “정부에서 앞으로 농업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데 그것도 국민들이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며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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