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센터' 서장훈(33ㆍ서울 삼성)의 또 다른 애칭은 '용병급 토종.' 단순히 높이(207㎝)뿐 아니라 정교한 테크닉과 정확한 슛도 용병에 못지않다.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낸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서장훈이 마음 먹고 덤비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 삼성이 무서운 것도 서장훈 때문"이라며 경계할 정도로 위력적이다.
서장훈이 '슈팅쇼'를 선보이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서장훈은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대구 오리온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서 팀내 최다인 23점(5리바운드)을 넣으며 80-7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1차전 패배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삼성은 지난해 4월8일 오리온스와의 4강 PO부터 이어온 홈구장 연승을 '5'로 늘리며 승부를 최종 3차전(4일 오후 7시 대구)으로 몰고 갔다.
오리온스는 서장훈을 막기 위해 200㎝의 장신 주태수를 내세웠으나 한마디로 역부족이었다. 서장훈은 상대가 붙으면 페이드 어웨이슛, 떨어지면 3점포, 골밑이 비었다 싶으면 포스트 공격으로 점수를 쌓아갔다. 덩크슛만 빼고 농구에서 구사할 수 있는 슈팅은 모두 보여줬다.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용병이 1명밖에 못 뛴 2쿼터에선 3점포 3방으로 리드를 주도했고, 78-71로 쫓기던 종료 1분 전엔 레이업슛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서장훈은 "지면 탈락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뿐이었다. 최종 목표는 지난해에 이어 2시즌 연속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오리온스는 야전 사령관 김승현이 1차전서 왼 발목을 다친 탓에 출전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상태를 봐가며 3차전 투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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