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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기업 30대 CEO의 '경영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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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기업 30대 CEO의 '경영노하우'

입력
2007.04.03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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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담배회사인 한국필립모리스의 로만 밀리친(37) 사장은 '사장'이라는 직함 외에 다른 별칭이 하나 있다. 바로 '국내에 진출한 100대 외국계 기업의 최연소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이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밀리친 사장은 "나이 보다 어려 보여서 영업 현장에서 '진짜 사장이 맞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2 타이어업체인 브리지스톤 코리아의 아사오카 유이치(39) 사장은 평소 산 낙지를 즐긴다. 한국 사람들도 잘 먹지 못하는 산 낙지를 거리낌 없이 넘기면 주위 사람이 놀란다. 30대라는 젊은 나이가 편견 없이 한국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 해준 영향이다.

국내 외국계 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30대의 '영(Young)' CEO들이 주목 받고 있다. 국내 기업에서는 과장급에 해당하는 나이지만 이들 젊은 CEO들은 도전과 패기를 앞세워 기업 문화를 새롭게 바꿔가고 있다.

보안시스템 개발 업체인 아사 아블로이 한국의 임현진(38) 사장, 모바일 TV 단말기 업체인 인티그런트 테크놀로지즈의 고범규(39) 사장, 한국필립모리스의 밀리친 사장, 브리지스톤 코리아의 아사오카 사장 등은 외국계 기업의 대표적인 30대 CEO들이다.

이들 젊은 CEO들은 자신이 30대에 직장인들의 꿈인 CEO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로 '도전정신'을 첫 손 꼽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야말로 젊은 CEO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라는 것이다.

인티그런트의 고 사장이 벤처 기업인에서 외국계 기업의 CEO로 전격 변신한 데에는 남다른 도전정신이 힘이 됐다.

고 사장은 2006년 7월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를 미국의 아나로그 디바이시스(ADI)사에 넘겼다. 그 대가로 받은 돈은 무려 1,600억원. 미국 레드헤링지가 선정한 '2005년 아시아 100대 기업' 등 잘 나가던 회사였지만 그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과감히 계약서에 서명했다.

대신 그는 경영권을 유지한 채 ADI사의 전세계 모바일 TV 단말기용 '프론트-앤드 칩 솔루션' 사업을 총괄하는 핵심 역할까지 맡게 됐다. 돈과 경영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브리지스톤 코리아의 아사오카 사장은 최근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타이어 업체들이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신차 장착용 타이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현재 그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내수용 신차에 타이어를 납품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아사오카 사장은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사업 추진이 필요해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내년이면 신차 장착용 타이어를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아사 아블로이의 임 사장은 벌써 외국계 기업 CEO가 된 것만 세번째다. 각기 다른 분야의 CEO를 연거푸 3번이나 할 정도로 적응 능력이 뛰어나다.

30세에 호주계 통신업체인 텔스텔라 코리아, 32세에 글로벌 위성ㆍ해저 케이블네트워크 업체인 리치 코리아, 35세에는 아사 아블로이 코리아 사장을 맡고 있다. 임 사장은 "나는 항상 최고를 향해 달린다. 지금은 아사 아블로이 코리아를 책임지고 있지만 나중에서 어떤 자리에 올라 있을 지 모른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들은 30대라는 나이에 걸맞게 역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

브리지스톤의 아사오카 사장은 시간만 나면 배낭을 메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한국의 전통 소주를 수집한다. 7살 배기 딸과 부인이 있지만 취미 생활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금껏 모은 소주를 합하면 15종이 넘는다"며 "지방을 돌아다니며 토속 음식을 먹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고 말했다.

필립모리스 밀리친 사장은 폭탄주를 좋아할 만큼 한국식 회식문화를 즐긴다. 전국의 영업점을 돌아다니며 현장을 점검한 후 직원들과 어김없이 폭탄주를 돌린다. 술잔을 몇 순 배 돌리다 보면 오히려 직원들이 손사래를 치며 그만하자고 할 정도로 두주불사형이다.

아사아블로이 임 사장과 인티그런트 고 사장은 마라톤 마니아다. 임 사장은 하프 마라톤대회에 4번 참가해 모두 완주한 경험이 있으며, 고 사장은 하프마라톤 10회 이상의 완주 경력을 가지고 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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