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독일 출신 배우 마를렌 디트리히와 주고받은 연애편지가 반세기 만에 공개됐다.
헤밍웨이가 50세, 디트리히가 47세이던 1949년부터 10년 동안 주고 받은 연애편지와 카드 전보 등 31통의 자료는 디트리히의 딸이 보관하고 있다가 2007년 3월 공개한다는 조건으로 4년 전 보스턴 소재 존 F 케네디 도서관에 기증했다.
헤밍웨이는 절친한 친구에게 디트리히와 34년 여객선에서 처음 마주쳤을 때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하면서 “놀랍지만 사실인 것은 침실로 향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밍웨이는 50년 디트리히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당신에 대한 지독한 사랑에 빠졌다”면서 “당신은 세상 물정도 모르는 얼간이들과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질투했다.
디트리히도 51년 편지에서 “언제나 당신을 생각하고 있다. 당신의 편지를 읽고 또 읽고 있다. 당신의 사진을 내 침실로 옮겨놓고 하염없이 쳐다보곤 한다”고 털어놓았다. 또 “당신과 영원한 키스를 나누고 싶다”며 사랑을 고백했다.
디트리히의 손자인 피터 리바는 28일 abc방송과 독점 인터뷰를 갖고 두 사람의 관계는 친구 사이였다고 말했다. 디트리히의 딸은 “유희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헤밍웨이가 자유로우면 어머니가 자유롭지 못했고 어머니가 자유로우면 그가 자유롭지 못했다”고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을 지적했다. 헤밍웨이는 61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신장질환을 앓던 디트리히는 92년 90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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